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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충북 제천 & 단양 여행 토마토 특집: 여름 여행 모녀의 충북 제천 & 단양 여행 글 사진 양지연 여행을 기획한다고 하면 빠질 수 없는 요소가 ‘누구와’ 여행을 떠날 것인지 그리고 ‘어디로’ 향할 것인지다. 여행을 떠나기 전, 세부적인 계획은 세우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미리 정하기 마련인데, 이번 여행의 ‘어디로’는 이미 마음속으로 정해진 바가 있었다. 충북 제천과 단양. 단양은 약 3년 전쯤 당일치기 여행으로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역에 대한 이미지가 굉장히 좋게 남았다. 시장에서 먹은 순대 전골과 흑마늘 닭강정은 여전히 단양하면 가장 먼저 떠오를 만큼 맛이 좋았고, 온통 초록색으로 뒤덮인 곳에서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한 일은 아직도 생생하다. 반면에 제천은 단양과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지만 아직 방문 .. 2021. 8. 9.
나의 살던 고향은 대전(3) 나의 살던 고향은 대전 글 조성남 사진 대전찰칵 제공 3. 유소년시절 여름의 추억 더운 여름이지만, 지금은 가는 곳마다 에어컨이 있어 더위를 식혀준다. 그러나 60여 년 전인 1950년대 말 또는 1960년대 필자가 살던 동네의 가옥구조는 대부분 목조 기와집이었고, 초가집도 여러 채 있었다. 필자가 살던 옆집의 울타리는 탱자나무였는데 집에 들락날락하면서 탱자나무 가시를 만지곤 했었다. 동네의 가운데는 우물이 있었는데 꽤 깊었다. (어린아이의 눈높이로 볼 때) 또, 넓은 마당을 지닌 집에서는 봄에는 보리, 가을에는 벼를 수확해 마당에서 타작하기도 했다. 국민학교 3학년 때까지 5, 6월이 되면 아버지는 새벽 동틀 무렵 필자를 깨워 깡통을 들려 동네 앞 논에 나가 개구리를 잡았다. 벼가 자라는 논이나 논둑에.. 2021. 8. 6.
첫 사랑 다시 만나기 VS 인생 책 다시 읽기 첫 사랑 다시 만나기 vs 인생 책 다시 읽기 『코스모스』(칼 세이건 저, 홍승수 역, 사이언스 북스_2006) 글 로와 이번 달은 내 인생 책 『코스모스』(칼 세이건 저, 홍승수 역, 사이언스 북스_2006) 이야기다. 내가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6학년 때였다. 대학 신입생이던 언니가 교양과목 과제 제출용으로 사용하고선 방구석에 방치한 책이었다. 언니 방에 뭐 간식거리라도 있나 살짝 들여다보던 내가 하필 그 책을 집어든 것이다. 만일 그곳에 새우깡 반 봉지라도 있었더라면 『코스모스』와 나의 만남은 한참 뒤로 미뤄졌을지도 모른다. 과자 봉지 대신이라는 사소한 우연으로 시작한 인연이었지만 그 인연은 탄탄히 이어졌다. 나는 첫 만남 이후로 『코스모스』에 완전히 빠져들고 말았는데.. 2021. 8. 6.
대중은 무엇에 열광하는가 대중은 무엇에 열광하는가 대전시립미술관 《트라우마: 퓰리처상 사진전 & 15분》 글 사진 황훈주 소설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사진이 소설 같을 때가 있다.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강렬하다. 일상적이지 않은 그러나 있을 법한 순간이 사진에 담겼으니 그 순간 사진은 소설이 된다. 요즘 소설을 읽다 보면 “또 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지구는 맨날 멸망하고, 살인 사건이 일상적으로 벌어진다. 소설 속 세계는 명탐정 코난과 소년 탐정 김전일이 함께 사는 세상인 걸까. 소설 속 세계관은 언제나 세기말이다. 소설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김영하 작가는 소설을 읽는 이유를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세상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라 했다. 세상.. 2021. 8. 5.
문경으로의 나홀로 유람, 그리고 유희 토마토 특집: 여름 여행 문경에 다녀오다 문경으로의 나홀로 유람, 그리고 유희 글 사진 이창원 왜 하필 문경이었느냐면, “열차에서《KTX매거진 6월호》에 실린 ‘문경’을 보았기 때문”이다. 직장에 다닐 때는 “나도 떠나고 싶다.”라는 부러움만 가졌는데,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떠날 수 있는 백수라는 직업은 여러모로 참 좋다. 대학 시절, ‘유람&유희’라는 팀명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는 기획을 추진했었다. 개인적으로 ‘여행’과 ‘관광’이라는 낱말보다 조금 더 행위 중심 낱말인지라 좋아한다. 각각의 단어는 ‘돌아다니며 구경함(=유람), 즐겁게 놀며 장난함 또는 그런 행위(=유희)‘라는 사전적 정의가 있다. 유람 전, 여행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괴상한 인간 인생의 첫 직장, 3년 7개월을 여행사에서 일했다. 다만,.. 2021. 8. 5.
올해도 쓰기는 계속된다 올해도 쓰기는 계속된다 글 정덕재(시인,르포작가) ‘글을 왜 쓰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때 자주 언급되는 작가가 있다. 소설 동물농장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조지오웰은 에세이를 통해 글을 쓰는 네 가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첫째 자기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욕망, 둘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미학적 열정, 셋째 역사에 무엇인가를 남기려는 충동, 마지막으로 정치적 목적을 글 쓰는 이유로 꼽았다. 작가를 포함해 글을 쓰는 사람 모두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조지오웰이 꼽은 범주 안에 대부분 들어갈 것으로 짐작한다. 지난해 나는 개인 시집 한 권과 여러 프로젝트에 공동으로 참여한 몇 권의 책을 펴냈다. 문학적 성격의 글이든 취재를 바탕으로 한 르포형식의 글이든 글은 쓸수록 문장의 근육이 붙는 경우가 많다. 쓰.. 2021. 8. 5.
시대의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한 개비 향 시대의 피해자들에게 보내는 한 개비 향 연극 리뷰 글 정현구 사진 대전예술의전당 제공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2년째다. 요식업계엔 피바람이 불었고, 여행과 항공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파산의 고배를 마셨다. 학생들은 교실이 아닌 모니터 속 ZOOM으로 등교했다. 코로나19가 휩쓴 자리엔 깊은 상흔이 남았다. 실직자와 폐업자가 속출했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언어 발달과 학업 수준이 1년 이상 뒤쳐졌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모두가 시대의 피해자가 됐다. 2021년 7월 2일에서 4일, 대전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상연한 도 시대의 피해자 이야기다. 연극은 그 인물이 겪은 이야기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건네지만 나는 피해자 그 자체에 집중했다. 은 와즈디 무야와드의 희곡, 이 원작이다. 은 1.. 2021. 8. 4.
바람이 지나간 자리, 사라지고 남은 것들에 대해 바람이 지나간 자리, 사라지고 남은 것들에 대해 글 사진 김창연 《월간 토마토》 2019년 10월호에서는 대전 달동네 대동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해 다룬 적이 있다. ‘고요한 마을에 변화의 바람이 일렁인다.’ 당시 글에선 대동의 종합적인 환경개선 프로젝트를 변화의 바람으로 비유하였다. 대동에 이루어질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발단과 기대감을 담아낸 글이었다.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대동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였을까? 성공적인 변신을 마쳤을까? 여러 의문과 함께 마을 현장활동가 배정화 씨를 다시 찾아갔다.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배정화 씨는 웃으며 맞이해 주었다. “어? 그러고 보니 이전 인터뷰 때와 복장이 같네요? (웃음)” 배정화 씨는 당시 인터뷰 때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마.. 2021. 8. 4.
얼렁뚱땅 변산 여행기, 산과 들과 바다로 토마토 특집:여름 여행 변산에 다녀오다 얼렁뚱땅 변산 여행기, 산과 들과 바다로! 글 사진 하문희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은 해안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더위를 식혀주는 곳이다. 해안지역에 평야가 있지만, 면 대부분이 해발고도 300~400m의 산지인 복합 지형이다. 에서는 변산을 산천과 물산이 좋은 지역으로 노래하기도 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형성된 동네에는 신호등 없는 좁은 도로와 잘 포장된 넓은 도로가 공존한다. 오래된 건물 옆으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집과 바비큐 시설을 제공하는 펜션이 자주 눈에 띈다. #1. 채석강 어렸을 적 바닷가에서 자란 탓인지 주기적으로 바다를 찾지 않으면 숨이 막힌다. 폐 속에 바닷바람을 저장하듯이 호흡을 하고 나면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그래서 적어도 일 년.. 2021. 8. 4.
[너구리] 할머니 할머니는 당신 하고 싶은 말만 하시고 말도 많고 목소리도 컸다. 그런 할머니가 쓰러지셨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시다가 쓰러지신 모양이다. 할머니는 쓰러지시기 전부터 거동이 예전 같지 않았고 드신 걸 쉽게 게워내시곤 했다. 고모들은 돌아가며 할머니 병시중을 들게 되었고 엄마는 시골로 내려갔다. 할머니를 뵈러 갔다. 다행히 목소리는 크시고 할 말은 많으셨다. 할머니도 언젠가 돌아가시겠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묘했다. 슬픈 것보다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어릴 적 방학이 되면 부모님이 시골로 강제 유배를 보냈다. 조부모가 어색한 나랑 동생은 방에 들어가서 나올 생각을 안 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사다 주신 피자가 생각났다. 지금 먹는 피자는 그때 그 맛이 안 난다. 2021. 8. 3.
고갯길과 골목,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춘천에 다녀오다 고갯길과 골목,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 글 사진 이용원 1. 최선을 다해 침대에 누워 있었다. 알람은 7시에 처음 울린 후 대략 10분마다 한 번씩 반복해서 울렸다. 까무룩 잠들었다 깨기를 두세 번쯤 반복한 후에야 간신히 일어났다. 온몸이 빗물을 잔뜩 빨아들인 솜뭉치처럼 무거웠다. 여느 아침과 다르지 않았다. “학교는 감옥 같아. 생긴 것도 감옥하고 똑같잖아.” “그러게 말이야, 좀 신나고 재미나게 짓지!” 학교 앞에 아이를 내려놓고 가게에 들러 커피를 텀블러에 담았다. 춘천에 가야 했다. 올해 한국지역도서전은 10월에 춘천에서 개최한다. 한국지역도서전 조직위원회 발대식에 참여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내년, 6회 지역도서전은 광주 동구가 유치했다. 1회 제주도, 2회 수원시, 3회 전북 .. 2021. 8. 3.
기분 좋은 향기를 찾아서 기분 좋은 향기를 찾아서 향수 조향 공방 ‘어플리징 아로마’ APLEASINGAROMA 글 사진 임수빈 “사람들은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고 자신을 매혹시키는 것이 향수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소설 中- 잊혀지지 않는 흔적, 향기 나는 향수를 좋아한다. 향수라 하면 대부분 사람이 특별한 날 혹은 꾸밀 때 뿌리는 거로 생각한다. 또는 단지 향을 내는 액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점들도 있지만, 향에는 또 다른 효과가 있다. 향을 통한 기분 전환, 힐링을 할 수 있다. 심지어 향은 기억과도 큰 연관이 있다. 내가 향수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여행 가는 길에 공항 면세점에서 처음 산 향수이다. 상큼한 라임 향기로 시작되어 바질 같은 허브의 향기로 변하는 상큼하고 산뜻한 향을 가진 향수이다. 실제로 여행 내내.. 2021. 8. 3.
8월 문화 예술 공연 전시 안녕하세요 토마토쥔장 입니다. 이번 월간토마토 8월호에 실린 문화 예술 공연 전시들을 소개합니다. 다양한 공연 전시즐기며 풍성한 8월 보내세요 ^^ ≪2021 썸머뉴아티스트콘서트≫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지역 출신 차세대 연주자들의 화려한 데뷔 무대를 준비하였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해외 및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출신 차세대 연주자를 발굴하는 대전예술의전당 ≪썸머뉴아티스트콘서트≫가 열 번째 라인업을 선보입니다. 총 29명의 지원자 중 무대에 오를 기회를 얻은 행운의 주인공은 ‘피아니스트 김지현’,‘바이올리니스트 김서란’,‘호르니스트 이현우’,‘소프라노 김찬미, 전현아’ 총 5명이며, 바로크음악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통해 그들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예정입니다. 대전 음악계를 이끌어갈 클래.. 2021. 8. 2.
집게야 집게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집게야 집게야 헌집 줄게 새집 다오 대전 청년구단 전체 리뉴얼? 이제는 어디로 가야 하나 글 사진 황훈주 소라게는 슬프다. 그게 꼭 권상우 ‘소라게 짤’ 때문은 아니다 소라게는 슬프다. 그게 꼭 권상우 ‘소라게 짤’ 때문은 아니다. 소라게는 성장할 때마다 새 소라 껍데기를 찾아 떠나야 하는 운명이다. 옆집 친구 랍스터는 스스로 탈피를 하며 내 집 마련하는 동안 소라게는 전세 주택, 그보다 더 싼 월세방을 찾아다니는 모습이랄까. 오래된 공간에 젊은 청년팀이 들어와 새로운 분위기를 만드는 유행은 아직 유효하다. 서울 을지로가 그랬고, 대전에선 선화동, 대동에 이어 요즘은 소제동이 그렇다. 이런 걸 ‘힙’하다 하며 레트로다 뉴트로다 한다. 근데 그저 멋지다 하고 넘어가기엔 의문점이 생긴다. 이런 현상이 트렌드.. 2021. 8. 2.
선거는 논의를 풍성하게 하는 계기여야 합니다 머춤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천 명을 넘어서는 현실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특정 계절에 유행하는 독감 정도로 가볍게 치유하며 웃어넘길 때가 반드시 온다 믿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계속 싸움을 걸어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초기, 우리는 ‘역설’을 이야기하며 지금껏 지구 위에서 살아온 방식에 관해 잠깐 반성했습니다. 백신을 개발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는지, 우리 삶의 방식과 태도를 되돌아보는 모습은 이제 많이 희미해졌습니다. 인간이니 그러합니다. 이런 와중에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 관한 열기가 정치권을 넘어 우리 삶 곁으로 성큼 다가온 듯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을 보내며 벌어지는 내년 .. 2021. 8. 2.
[풍뎅이] 8월호 작업 (마지막 작업) 지난 한 주 동안 8월호 작업을 했다. 이번엔 두 번째로 해보는 작업이다. 그래서인지 흐름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작업이 더 빨리 진행된 느낌이다. 특히 접지 작업이 빨리 끝난 것 같다. 지난달에 새로 산 접지 기계가 한몫한 것 같다. 이번 호에는 내가 직접 쓴 글이 실린 호라 특히 애정을 가지고 작업했다. 이번 작업이 인턴 생활 중 마지막 작업이었다. 막상 작업을 할 때는 지치지만,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아쉬웠다. ps.지난 한주 작업 때문에 티스토리 포스팅을 못 했습니다. 이제 다시 열심히 포스팅할게요! 2021. 8. 2.
한가하니, 마음 편한 게 좋아 욕심부려봐야 아무 쓸모없어 한가하니, 마음 편한 게 좋아 욕심부려봐야 아무 쓸모없어 서정구 씨 글 사진 이용원 많이 들어올 때는 옆에 창고에 못 쓰는 모터가 가득 쌓였는데, 지금은 고물상에 연락해도 몇 개 못구한다. 그렇다고 별 걱정은 없다. 요즘에는 바다낚시에 빠졌다. 일이 없으면 낚시를 가면 된다. 1. 집 옆으로 달아낸 창고 틈으로 개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었다. 상단이 뚫린 벽체에 얼굴을 턱 올린 채 쉬는 눈치였다. 비갠 후 고요한 골목길에 갑자기 나타난 낯선 이를 보는 눈길이 심드렁하다. 고개는 그대로 둔 채 눈알만 데구루루 굴리며 흘깃 쳐다본다. 풀 죽은 듯 꺾여 아래로 축 처진 귀 때문인지 한없이 순해 보인다. 사진을 찍으며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서는 순간, 상체를 뚫린 틈으로 밀어내며 격하게 짖어댄다. 갑자기 달려들.. 2021. 7. 26.
길을 지나는 마음 길을 지나는 마음 노은역 지하상가 글 사진 황훈주 노은역에도 지하상가가 있다. 지하철을 타고 퇴근하는 길, 노은역에 내려 노은역 동편광장까지 이어진 지하상가를 걸었다. 통로 양옆으로 7-8 가게가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있지만 이상하게도 오직 단 한 곳 ‘참치하루’만 불을 켜고 장사 중이다. 현재 시각은 6시 20분. 노은역에 내린 승객들은 빠르게 지하상가를 빠져나간다. 무심하게 지나는 인파 속에서 걸음을 멈추고 문 닫은 가게 안을 살펴본다. 테이블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테이블 위 수저통까지 그대로 놓여 있다. 가게 곳곳에 ‘현 위치 임대’라는 글씨가 붙었다. 마치 급하게 자리를 피한 듯한 가게 모습은 쓸쓸하다. 지하상가 끝에는 한때 마트에서 사용했을 냉장고가 방치되어 있다. 분명 존재하는 공간이지.. 2021. 7. 26.
[너구리] 고기고기 토마토에서 중복행사를 진행하였다. 행사 기념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등심덧살 (가브리살), 목살, 오겹살에 마늘, 버섯을 구워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고기여서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맥주도 한 잔씩 나눠 마셨다. 가끔은 내가 밥을 먹으러 회사에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면 규칙적인 삶을 살게끔 대학에서 실습을 내보내나? 토마토에 가서 책도 만들고 글도 써보고 영상 편집도 하고 청소도 했지만 역시 내 일은 점심 먹는 거다. 2021. 7. 23.
지표면 아래, 우리가 만들어 둔 '틈'이 존재한다. 지표면 아래, 우리가 만들어 둔 ‘틈’이 존재한다 글·사진 이용원 대전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시내’에 나가는 문화다. 이걸 문화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외지에서 온 사람은 ‘시내’라는 말을 들으면, 의아함이 가득 담긴 눈초리로 쳐다본다. 이 큰 도시에 ‘시내’라는 말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일 게다. 시골 마을에서 읍내에 나가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대전에도 상권이 밀집한 크고 작은 시가지는 많다. 그러나 ‘시내’를 뺀 나머지는 그냥 행정동 이름으로 부른다. 둔산동, 탄방동, 봉명동처럼 말이다. ‘시내’는 흔히 은행동 일대를 이야기하지만, 말하는 사람마다 권역은 조금씩 다르다. 사람마다 주요 활동 반경이 다르니 ‘시내’를 정확하게 획정할 수는 없다. ‘대전 시내’는 과거 여러 단관 극.. 2021.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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