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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인 세상 속에 필요한건, 문해력이다 엉망진창인 세상 속에 필요한건, 문해력이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올해 시간을 지켜 꼬박꼬박 챙겨 본 드라마는 JTBC 이었다. 드라마 속 대부분 상황과 캐릭 터를 극대화한 경향이 있었다. 이런 판단은 좀 오래전 경험의 평균을 기반으로 할 뿐이다. 요 즘 세상에서 보면, 드라마이 그리는 세 상은 현실감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세상을 살아 내느라 애쓰는 우리니 말이다. 이 드라마 등장인물 중 이창진은 핵심 빌런이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전체 이야기가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연료같은 역할이다. 드라마속에서 그가 종종 쓰던 말이 있다. "아주 엉망진창이구만." 수 많은 주옥같은 대사 중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다. 다만, '엉망진창'을.. 2021. 7. 1.
룸비니에 지은 작은 대피소 룸비니에 지은 작은 대피소 네팔 음식점 룸비니 사르마 데벤드라 씨 글 사진 황훈주 #1. 일 년에 한 번씩, 가을에 연차를 몰아 쓰는 형이 있었다. “네팔에 갈 거야.” 형은 네팔이 좋다고 했다. 산 중턱에 숙소를 잡으면 일주일 동안 가만히 쉰다고 했다. 그게 좋다고 했다. 히말라야. 만년설. 그 중간에 숙소를 잡는 형에겐 그곳이 삶의 대피소였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그곳에 있으면 한없이 마음이 여유롭다 했다. 다른 나라도 많지만 꼭 일 년에 한번씩 네팔로 여행 가는 형이 있었다. #2. “형. 셀파가 뭐에요?” 형은 카톡 이름 앞에 ‘셀파’라는 낱말을 썼다. “히말라야에 오를 땐 옆에서 도와주는 안내자가 필요하대. 셀파. 셰르파라고도 하는데 네팔 산악지대에 거주하는 사람이야. 그들은 등반객의 짐을 .. 2021. 6. 30.
두 상가는 언제나 바로 옆에 있었다 두 상가는 언제나 바로 옆에 있었다 캐릭터로 보는 지하상가 두 개의 정체성 글·사진 양다휘 모든 도시가 일관성 있는 강력한 디자인 정체성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뚜렷하게 정해진 이미지 없이 도시 브랜딩을 고민해 온 대전인 만큼, 각종 지역 관광과 관련한 기획에 공동체적 논의와 일상적 고민이 필요하다. 캐릭터 하나를 만들어도 일방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자연스럽고 생생하게 탄생시켜야 한다. 개성과 통일성 사이의 균형이 관건이다. 어려운 일이지만 포기해서는 안 된다. 대전 중앙로지하상가는 짐 하나 없이 구경만 하더라도 다리가 아플 정도로 길다. 최근 중구청 방면의 출입구 쪽으로 가보지 않았다면 이 지하상가에 대표 캐릭터가 있다는 걸 모르기 쉽다. C구역 공연장 앞에서 옷걸이로 머리장식을 한 두꺼비 친구들을.. 2021. 6. 30.
[풍뎅이] 접지 접지란 것을 해봤다. 내가 들어본 접지란 단어는 군대에서 질리도록 한 방전 차량 점프 뛸 때 들은 접지밖에 없는데 책을만들 때도 종이를 접는 접지라는 걸 한다고 한다. 출근을 하고 바로 접지 작업을 시작했다 종이를 잘 정리해서 넣으면 기계가 접어준다. 근데 기계가 이상하다 접다 멈추고, 이제 종이를 아주 그냥 파괴해버린다. 오전 내내 말썽이다. 너구리랑 유튜브도 찾아보고, 고객센터에 전화도 해보고 다 해봤다. 센터에서는 택배로 보내달라 한다. 우린 당장 써야 하는데 여기저기 살펴보다 원인을 찾았다. 안쪽에 부품의 연결부위가 휘어서 빠져있었다. 우리가 고칠 순 없지만 원인을 찾아서 속이 시원했다. 그렇지만 오전 시간이 아무런 성과도 없이 다 날아가 버렸다.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을 먹고 대표님이랑 너.. 2021. 6. 29.
밭을 매는 사람들 밭을 매는 사람들 글 정덕재(시인, 르포작가) 지난해 내가 시골에 마련한 작은 농막의 주변에는 모두 다섯 가구가 산다. 세 집은 평소에도 살림을 하고 나머지 두 집은 일주일에 한 번이나 한 달에 한 번가량 집 상태만 살피는 형태다. 농막을 중심으로 산 아래 윗집은 양봉을 하고 50m가량 거리가 있는 아랫집은 수박 농사를 짓는다. 둘 다 타지에서 들어와 정착을 했다. 내가 살고 있는 농막 뒤편에는 작은 텃밭들이 있는데 이 밭은 아랫마을 사람들이 가꾸고 있다. 평상시 농막 앞에서 인사를 건넬 수 있는 사람들은 앞길을 다니는 예닐곱 명 남짓이다. 그중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이는 팔십 중반의 유모차 할머니다. 이 할머니는 거의 매일 밭을 오르내린다. 유모차에 호미나 괭이를 싣고 오는데, 가꾸는 것은 깨나 콩 같.. 2021. 6. 24.
동굴, 지하도상가로 재현하다 동굴, 지하도상가로 재현하다 글 이용원 먼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는 '동굴'과 만난다. 따가운 햇볕과 눈보라, 맹수 등을 피해 몸을 안락하게 뉠 수 있는 곳이었다. 때로는 동굴 벽에 그림을 그려 흔적도 남겼다. 사방이 최대한 막혀 좁고 어두컴컴한 곳은 두려운 대상인 반면, 동물이든 사람이든 외부 시선에서 나를 지켜주는 편안함을 주기도 한다. 이런 동굴살이 경험은 인류 DNA를 통해 전해져 우리에게 자기 동굴을 갈망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 뒷산을 헤매고 다니다가 동굴이라 하기엔 좀 민망한, 움푹한 곳을 발견하면 비집고 들어가 앉아 있었다. 비 오는 날 마당에 커다란 아버지 우산을 펄쳐 놓은 채 그 아래 들어가 빗소리를 들었다. 어두컴컴한 장롱에 들어가 뭉개다 그대로 잠이 들기도 하고, 풀 .. 2021. 6. 24.
대전역전지하상가의 작은 책방을 아나요? 바다를 건너온 서적이 모이는 곳 해풍사 글 사진 이지선 계절을 가리지 않고 북적이는 대전 중앙로지하상가를 빠져나와 대전역으로 가는 역전지하상가에 들어서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저 다리 하나를 건너왔을 뿐인데 마치 멀리 떨어진 다른 동네에 놀러 온 기분이다. ‘지구촌 양말, 양말 천국’부터 가발을 파는 ‘야누스’, ‘미성모자’, ‘화개장터’까지 이름마저 특색 있는 간판 사이에 ‘해풍사’가 있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모이는 곳. 이름마저 멋들어진 이곳은 외국 서적을 판매하는 서점이다. 과거로 돌아가는 시간 주인의 눈길을 피할 조금의 공간도 허락하지 않는 3평 남짓한 서점에 들어서자 주인은 젊은 아가씨가 웬일인가 싶은 눈으로 “어서 오세요”라며 짧은 인사를 전한다. 작은 공간을 둘러싸고 .. 2021. 6. 24.
9회 말 만루 홈런처럼 통쾌하고 시원한 책! 9회 말 만루홈런처럼 통쾌하고 시원한 책! - 이승미 작가의 『이제라도 깨달아서 다행이야 』 김운하/소설가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이 웃어보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마치 야구 경기에서 9회 말 역전 홈런을 보는 것처럼 시원하고 통쾌하고, 유쾌하게 섹시하기까지 하다! 새침 떼지 않고, 고상한 척하지 않고,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고 질주하듯 여성의 몸과 섹스, 사랑과 결혼 생활 등 인간 욕망의 드라마가 빚어내는 빛과 어둠에 대해 돌직구로 “그냥 말해버리는” 용기에 먼저 홀딱 반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프랑스 여교수 얼굴에도 육포를 던져 버리고 싶다…. 여성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체향과 문향을 동시에 맛볼 수 있는 작품은 정말로 드물다.” 맞다. 작가는 육포를 던져버리듯, 가식과 위선을 걷어낸 사랑과 섹스.. 2021. 6. 23.
"우리는 가치 소비를 원해요" "우리는 가치 소비를 원해요" 글·사진 정현구 예전 TV에서 봤던 애니메이션에서 주인 공은 쓰레기 한 줌을 손에 쥐고 그것을 나무로 바꾸어 악당과 싸우 곤했다. 손에 쓰레기를 꽉 쥐고 주문을 외는 주인공의 손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나무로 싸우는 모습은 정말 화려하고 멋졌다. 그로부터 십여 년이 흐른 지금, 애니메이션 속 그 능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세상이 도래했다. 우리에겐 슈퍼히어로가 필요하다. 우리가 싸우는 대상은 악당이 아니라 쓰레기다. 현실에서 쓰레기를 나무로 바꿀 순 없지만, 쓰레기를 줄일 수는 있다. 2020년 소비자의 움직임에 힘입어 CJ제일제당에서 뚜껑없는 스팸선물 세트를 출시한 적이 있다. 우리는 영웅을 바랄 것이 아니라,영웅이되어야 한다. 변화는 서서히, 대전광역시 유성구 궁동에 위치한.. 2021. 6. 23.
이렇게도 사는 삶. 심플책방 이렇게도 사는 삶. 심플 책방 글 사진 황훈주 1.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컸다. KPF 설계사무소가 디자인한 건물로 2017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건축물이기도 하다. KPF 홈페이지에서 디자인 의도를 찾아 볼 수 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고 대구의 중심 관문 역할을 하며 동시에 지역 커뮤니티 중심 역할을 한다. KPF 설계사무소는 최근 롯데월드타워 설계 책임을 맡기도 했다. 동대구역복합환승센터는 국내 최초의 광역 민자 복합 환승센터로 (주)신세계건설이 시공을 담당했다. 신세계가 건설 비용을 전액 부담한 건물로 2018년에 작성된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12년에 신세계는 계열사로 (주)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를 설립한 후 건물이 완공된 2016년 12월부터 동대.. 2021. 6. 23.
[너구리, 풍뎅이] 인턴3기 첫 출근! [너구리] 안녕하십니까 월간토마토 인턴 3기가 된 너구리입니다. 사실 닉네임 선정을 방금 했습니다. 저번 인턴분들은 음식으로 닉네임을 하셨던데 저희는 동물로 해봤습니다... 민망하기도 하고 조금 낯설기도 하네요 ㅎㅎ 어제가 첫 출근이었는데 인턴 2기 선배님들이 방문하여 많은 정보와 업무에 관한 인수인계를 해주셨습니다. 지난 인턴 1기와 2기 분들은 여성분들로 구성된 반면에 저희는 남자 둘인지라 앞으로 작성하게 될 글이나 분위기가 딱딱하고 칙칙하진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희만의 느낌과 새로움이 있지 않을까요? 걱정과 기대감에 정신을 못 차리는 너구리였습니다. 만반잘부 [풍뎅이] 안녕하십니까 새로 월간토마토 인턴이 된 풍뎅이입니다. 닉네임 선정에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풍뎅이가 되어버.. 2021. 6. 23.
[도마도, 모과, 왕밤빵] 인턴 2기 종료 [도마도, 모과, 왕밤빵] 인턴 2기 종료 [모과] 월간토마토에서의 3개월 인턴 생활이 끝났다. 월간토마토에서 처음 취재도 해보고 기사도 써보고 책도 만들었다. 부족했지만 블로그 운영도 해 보았다. 하나도 쉬운 일은 없었지만,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해낼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한 인턴 2기 동기인 [왕밤빵] 과 [도마도]가 정말 큰 힘이 됐다. 처음에는 아는 것도 없고, 경험도 없었기 때문에 내가 맡은 일에 대해 걱정과 부담이 많았다. 그래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답답하기도 하고 더 잘할 걸 하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직접 부딪히고 배우며 최선을 다했던 지난 시간을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 월간토마토는 나에게 정말 특별한 학교였고, 직장이었고, 놀이터였다! P.S. 그.. 2021. 6. 18.
지금 만나러 갑니다 '타슈~' 지금 만나러 갑니다 '타슈~' 글·사진 박미가 대전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이용해 봤거나, 들어 봤을 이름. '타슈~'(이하 타슈). 타슈는 언제나,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이용하여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대전 시민을 위한 녹색 대중교통 수단으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제다. ‘타슈’라는 명칭은 우리 충청도 고유의 사투리로 약간 길게 부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배어나는 정겨운 이름이다. 사실 타슈는 우리나라 대도시 공유 자전거계의 원조다. 2008년 시민 공용자전거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200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무인대여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했다. 지금은 공유 자전거를 전국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대전의 타슈 시스템을 본보기로 삼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타슈.. 2021. 6. 16.
권력의 확장과 권력의 재분배 권력의 확장과 권력의 재분배 대전열병합발전(주)의 집단 에너지사업 변경사업 논란 글·사진 황훈주 열병합 발전은 하나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전력과 열을 동시에 발생시키는 종합 에너지 시스템을 말한다. 열병합 발전은 전력 생산 후 남은 열을 냉·난방 및 공정용으로 활용한다. 한 번의 발전으로 열과 전기가 생산되는 발전 방식이 열병합 발전이다. 대덕산업단지는 3.2㎢로 정도 되는 면적을 가진 곳이다.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5월 기준으로 입주업체 215, 지원업체 33, 임차업체 137개가 함께한다. 이곳에 대전열병합발전(주)이 있다. 열과 전기를 발전하여 대덕산업단지 내 22개 기업과 32,000세대에 에너지를 공급한다. 현재 이곳은 기업과 시민 단체의 마찰이 한창이다. 대전열병합발전(주)(이하 대전열병합.. 2021. 6. 15.
추억과 마주하는 일 - 꿈돌이 추억과 마주하는 일 - 꿈돌이 글·사진 정현구 2014년, 잠실 주경기장. 젊은 시절, 하늘색 풍선을 흔들며 열광했던 팬들은 다시 한 번 하늘빛 응원봉을 흔들며 그들의 추억을 마주했다. 1999년 1집으로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했던 god는 2005년 7집을 끝으로 잠정 활동을 중단했다. 그들은 해체가 아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긴 휴식이라 표현했으나, 팬들에게 안녕을 고하는 듯한 7집의 가사와 팀 내부 상황을 비추어 보았을 때, 당시 언론과 팬들 사이에선 해체라는 의견이 팽배했다. 휴식 선언 이후, 입대와 개인 활동을 하며 각자의 삶을 살던 그들은 2014년 7월, 9년을 뛰어넘어 ‘헤어질 때 우리 다시 만나자고 맹세했던 그 약속’을 지키러 돌아왔다. 마치 퍼레이드의 마스코트를 보듯, 함박웃음을.. 2021. 6. 14.
우리는 언제든지 손을 잡을 수 있어요. 이곳에서 또 저곳에서도 우리는 언제든지 손을 잡을 수 있어요. 이곳에서 또 저곳에서도 김진희 작가 인터뷰 글 양지연 사진 양지연, 김진희 제공 소제동 아트벨트에서 진행 중인 전시 ‘내 창가에 찾아 온 친구’를 관람한 이후에 라는 작품으로 전시에 참여한 김진희 작가에게 개인적인 연락을 취했다. 관객으로서 김 작가에게 묻고 싶은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업실로 나를 초대했고 얼마 뒤에 서울 연남동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내 창가에 찾아 온 친구’ 전시의 후기 중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것을 김 작가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작가님, 보셨어요? 이번 전시 후기 중에 특히 팔남매집에서의 김진희 작가님 작품은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며 작가님을 콕 집어 언.. 2021. 6. 11.
경제적 자립과 자유로운 삶, 과연 가능할까 - 프리터족으로 산다는 것 경제적 자립과 자유로운 삶, 과연 가능할까 프리터족으로 산다는 것 글 이주연 “하는 일도 많았고, 업무적 부담과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일 말고 다른 생활이 없었죠.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었고, 무엇보다 소설을 쓰고 싶었어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뒀어요.” 지난 2017년, 김미영(33세·가명) 씨는 7년 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다. 업무적인 부담과 스트레스가 퇴사의 결정적 이유였다. 자신에게 시간을 투자하며 새로운 걸 해 보고 싶어 퇴사를 결심했다. 퇴사 후 미영 씨가 세운 규칙이 딱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취직하지 않는 것이다. 일을 많이 하지 않는 것 또한 사절이다.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는 절대 일하지 않았고, 누군가 요청할 때만 일을 해 돈을 벌었다. 그렇다 보니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건 둘째 치고.. 2021. 6. 11.
나의 살던 고향은 대전 나의 살던 고향은 대전 글 조성남 사진 대전찰칵 제공 1. 연재를 시작하며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언론인 출신 소설가 故 이병주 작가의 유명한 말이다. 새삼 이 말이 떠오른 것은 SNS가 주류를 이루는 2021년, 역사의 의미도 퇴색돼 가고 더욱이 신화는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또 모든 가치의 중심에는 자본이 자리하고, 도시는 외적인 성장만을 지고의 가치로 삼아왔던 게 작금의 현실이었다. 이 점에서 대한민국의 어느 도시도 예외가 아니고, 필자를 포함한 도시에 사는 사람 그 누구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모든 가치의 중심에 자본이 있고, 또 외적인 성장 위주의 도시정책이 가져온 결과가 오늘의 대전이라는 도시의 모습이라면 지나친 표.. 2021. 6. 10.
[모과] 6월의 접지 [모과] 6월의 접지 #27 월간 토마토 6월호가 나왔다. 이번 6월호는 기사 취재부터 접지, 포장 발송 등 모든 과정이 어느 때보다 빨리 진행된 것처럼 느껴졌다. 3개월째 되니 좀 익숙해져서 그런 건지, 실제로 빨리한 건지는 모르겠다. 확실한 건 한 달에 한 번씩 세 번째가 되니, 월간지 제작 과정 중, 접지를 이제야 좀 알겠다는 것이다. 나는 접지를 주로 담당했는데, 종이를 접지 기계 위에 한 단씩 잘 맞춰서 올려놓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일이다. 그런데 종이가 1:1 비율로 정확히 잘 접혀서 나오는 것은 별개다. 첫째 달에는 아무리 종이를 잘 정리하고 기계를 돌려도 열에 일곱은 못생기게 접혀 나왔다. 이유를 몰라서 그냥 삐딱하게 접힌 종이를 손으로 다시 접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런 비효율적인 일을 .. 2021. 6. 10.
[왕밤빵] 두 친구 이야기 [왕밤빵] 두 친구 이야기 #26 B와 G는 친구다. B는 이렇게 말한다. 신이시여! 어머니! 저는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요. 하지만 자꾸 내가 쓸모없는 존재라고 느껴져요. 아무리 노력해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저들을 이길 수는 없겠죠. 언제나 사람들은 나보다 다른 친구를 더 좋아하니까요… 하지만 난 포기하지 않을거에요.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언젠간 저의 진가를 알아줄 날이 오겠죠. G는 이렇게 말한다. 난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게 싫어요. B를 이해할 수 없어요. 우린 관심을 받으면 죽음과 가까워지죠. B가 끼어들며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G, 그게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인걸. 내 말 안 끝났어 B. 다시 G가 이야기한다. 나는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싶지 않아요.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할 거에요. 잘 될.. 2021.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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