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어도 괜찮아, 황금비율 몰라도 괜찮아
본문 바로가기
문화예술

어른이어도 괜찮아, 황금비율 몰라도 괜찮아

by 토마토쥔장 2021. 5. 6.
728x90
반응형

어른이어도 괜찮아, 황금비율 몰라도 괜찮아

전시리뷰 - 대전시립미술관 어린이워크숍 전시프로그램

≪황금비율 7대1≫

 염주희 사진 대전시립미술관 제공

 

 

낯선 비율과 마주하다

엑스포 시민광장 미디어큐브동 2층에 있는 DMA 아트센터는 그간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전시를 기획했다. 2020년에는 점, , , 색깔을 테마로 한 어린이워크숍이 열렸고, 2021년 상반기에는 비율을 주제로 한 <황금비율 71>이 전시 중이다. 어린이가 직접 만들고 그리는 참여적 요소를 갖추고 있기에 어린이워크숍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만, 어린이만을 위한 전시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설치미술과 회화를 넘나드는 이십여 개의 비율 파괴적인 작품을 감상하다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충분한 예술적 자극과 몰입을 경험한다.

 

<황금비율 71>은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부부의 설치미술과 권영성 작가의 그림으로 구성했다. 김 작가와 마스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풀밭 위의 점심식사>라는 작품을 제작했다. 높이가 6.5m에 달하는 이 작품은 우뚝 선 여성을 중심으로 레디메이드˙ 오브제가 모여있다.

레디메이드(Ready-made)는 일상적인 기성 용품을 새로운 측면에서 조망하여 만든 현대 미술 작품의 한 장르. 미학, 철학 용어로 쓰임. 출처: 위키피디아


<풀밭 위의 점심식사> 금속, 레진, 혼합재료, 700x650x650cm, 2021>

 

여성, 특히 엄마의 일상에서 자주 보는 물건인 빗자루, 파리채, 쟁반, , 냄비, 아기 옷, 바구니, 화분 등이 얼기설기 엮인 철골구조에 매달렸다. 작품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오브제를 부착한 철제봉 하나가 엄마의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로 삐죽 나온 것을 발견했다. 마치 외출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데 못 가게 붙잡아 두는 것 같다.

살림과 육아에 치우친 오브제를 보며 마음이 무거웠는데, 어린이 워크북에서 발견한 질문 “우리 엄마를 생각나게 하는 물건은?”에서 위로를 받았다. 전시를 관람하는 어린이들이 이 질문 앞에서 세상의 다양한 엄마만큼 다채로운 물건을 떠올려보기를 희망해본다.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높이보다 한참 위에다 남성적인 엄마 조각을 만든 작가의 의도가 무엇일까? 이 전시를 감상할 때만큼은 익숙한 비율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하는 것 같다.

 

<일치하는 미니카> 미니카 도색, PVC튜브, 알루미늄 프로파일, 295×74×172mm,2010(김나영&그레고리 마스)

 

 

728x90

 

수학을 품은 미술

<황금비율 71> 전시장에 들어서면 초대형 설치미술이 크기로 관람객을 압도하지만,

전시장 중앙, 정면 벽에서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작품은 권영성 작가의 <발코니와 저녁노을의 관계 그래프>이다. 이 그림을 처음 봤을 때는 빨간색이 타오르는 불길을 나타내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제목을 읽고 작품을 다시 보니 노을을 배경으로 한 고층빌딩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권 작가의 노을에는 규칙과 형태가 있다. 저층에는 막대그래프를, 고층에는 주식 그래프를 품은 것 같은 희미한 색의 차이가 흡인력을 더한다.

 

<발코니와 저녁노을의 관계그래프>, 캔버스에 아크릴, 91x60.6cm, 2017

 

비율에 대한 관람객의 기대치를 흔들어 놓으려는 듯이 권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높이 280cm, 40cm의 긴 작품을 제작했다. 용도를 찾을 수 없는 귀퉁이, 벽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기둥에 그는 <기준이 되는 건물>을 그려 넣었다. 창문이 있는 건물을 기준으로 삼으면 원근감이 나타나고, 여덟 빛깔의 옆선을 가진 노란 건물을 기준으로 삼으면 입체감이 두드러지는 눈속임 퀴즈 같은 작품이다.

 

<기준이 되는 건물>, 캔버스에 아크릴 280x 40cm, 2021

 

권 작가의 전시 중 제일 친근하게 다가왔던 그림은 <하상도로와 철도와 인도의 관계 그래프>. 대전의 3대 하천 어디쯤을 소재로 했을지 떠올리게 되는 이 작품에는 하천을 따라 차도와 인도가 있고, 듬성듬성 삐죽삐죽 자란 하천 식물도 보인다. 움직이는 하천을 표현한 곡선 위에 캔버스 모서리에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철도와 하천 반대편에 불규칙적으로 배열된 네모난 제방 공사가 그림 속의 무게추 역할을 한다.

 

<하상도로와 철도와 인도의 관계그래프> 캔버스에 아크릴, 91x116.8cm, 2015

 

가족과 함께 하는 참여형 전시 관람

편안한 눈높이와 평범한 비율을 거부하며 전시장 곳곳에서 반전 매력을 발산하는 이번 전시는 성수기인 6~7월에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현재는 작품 보호와 관람객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일부 전시장의 근접 관람을 제한하고 있지만, 여름에는 어린이 교육 강사가 상주하여 이러한 제한을 일부 완화할 예정이다.

 

미술 전문가가 진행하는 작품 감상 워크숍은 대전시립미술관이 제작한 <황금비율을 찾아라!> 어린이 워크북을 이용하여 1시간가량의 참여형 관람 기회를 제공하며 수업 시간에는 전시장2에서 근접 관람이 가능하다. 가족과 황금비율에 관해 배우고 작품을 감상하며 비례의 해체에 대해 느껴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추천한다.

 

 

 


 

[대전시립미술관 어린이 워크숍 전시 프로그램] - 《황금비율 칠대일》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권영성)위치 : DMA 아트센터(대전 서구 둔산대로 169 엑스포 시민광장 미디어큐브동 2층)

관람 일시 : 화~일 오전 10시 ~오후 5시(휴일에는 대전광역시 홈페이지에서 OK예약서비스로 사전 예약 후 방문)

 


728x90
반응형

댓글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