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장 편지' 카테고리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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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12

엉망진창인 세상 속에 필요한건, 문해력이다 엉망진창인 세상 속에 필요한건, 문해력이다 드라마를 즐겨 보는 편은 아니지만, 올해 시간을 지켜 꼬박꼬박 챙겨 본 드라마는 JTBC 이었다. 드라마 속 대부분 상황과 캐릭 터를 극대화한 경향이 있었다. 이런 판단은 좀 오래전 경험의 평균을 기반으로 할 뿐이다. 요 즘 세상에서 보면, 드라마이 그리는 세 상은 현실감이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같은 세상을 살아 내느라 애쓰는 우리니 말이다. 이 드라마 등장인물 중 이창진은 핵심 빌런이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전체 이야기가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연료같은 역할이다. 드라마속에서 그가 종종 쓰던 말이 있다. "아주 엉망진창이구만." 수 많은 주옥같은 대사 중 여전히 기억에 남는 건 별로 없다. 다만, '엉망진창'을.. 2021. 7. 1.
다시, '짓다'라는 동사를 생각하다 다시, '짓다'라는 동사를 생각하다 나이를 먹으며 복잡하고 번다한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욕망은 점점 커진다. 모든 욕망을 실현하며 살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안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그 정도 지혜는 가진다는 걸 의미한다. 알아도 여전히 욕망하는 이는 많다. 많은 사람이 방송 프로그램 와 유사 프로그램을 넋 놓고 시청하는 것도 이런 욕구에 기반하지 않을까? 귀농과 귀촌, 귀어 등은 이제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정책으로 고민하며 다양한 지원 기관을 설립하고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낼 정도다.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은 단순하게 공간을 이동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집을 짓거나 농사를 짓고 싶은 욕망도 함께 포함한다. 이런 현상은 현대 도시가 '나'를 끊임없이 소비한 잔혹한 현실에 기반한다고 생각했.. 2021. 6. 1.
우리가 추구해야 할 완벽한 자유에 관하여 우리가 추구해야 할 완벽한 자유에 관하여 아이는 내달리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제법 재게 놀리며 겅중겅중 달렸다. 점심을 먹은 후 걷기 시작했을 때는 대전천 좌안을 따라 걸었다. 투덜투덜, 왜 걸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는 빈약한 논리를 들이대며 터벅터벅 걸었다. 걸어야 하는 이유 역시 고루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시하고 계속 걸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이는 시야 밖으로 벗어나 탕출을 시도할 만한 용기는 없었다. 처음은 아니더라도 대전천 주변이 아이에게 익숙한 풍경은 아니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 나들이 나왔다가 징검다리에서 물에 빠졌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은 것인지도 모른다. 아직은 낯선 곳을 향한 호기심보다 두려움이 훨씬 큰 모양이다. 걸으며 티격태격하던 중에 할아버지가 식당에 마스크를 놓고 온 사실을 알아.. 2021. 5. 6.
전환을 위한 숙의 기구 만들면 좋겠어요 전환을 위한 숙의 기구 만들면 좋겠어요 "그해 늦겨울부터 시작한 코로나19는 결국 팬데믹을 일으켰다.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바이러스 습격에 인류는 적잖이 당황했다. 바이러스는 인류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수백 년에서 수천 년 축적한 삶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때까지 있었던 정치·사회적 문제 제기로는 끌어내지 못했던 혁신을 바이러스가 촉발했다. 비로소 다른 미래를 이야기하는 다양한 공론이 사회 전반에 펼쳐지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지금 우리가 사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연 시작 지점이었다. " 훗날 이렇게 시작하는 글이 등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몹시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단순히 바이러스로 감염되는 전염병이 온 지구를 덮쳤다는 것 이상.. 2021. 4. 30.
출판은 산업 이전에 문화입니다 출판은 산업 이전에 문화입니다 를 다시 기획하면서 매달 독자 여러분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자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섹션을 나누고 그 섹션에 들어맞는 콘텐츠를 갈아 끼우는 형태를 탈피하기로 했습니다. 물론, 어떤 달에는 기존처럼 섹션을 나누고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해 담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의 형식이긴 하니까요.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형식과 상관없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줄 '콘텐츠'를 매달 담아낼 생각입니다. 시의성보다는 가치를 더 우선합니다. 매월 정기적으로 보내 드리는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 주제에 맞게 제작 형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할 계획입니다. 를 상자에 담아 발송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자 표면에 이번 달 가 담은 콘텐츠를 안내하는 스티커를 붙여 애써 이런.. 2021. 4. 21.
지역에서 책을 만든다는 것 지역에서 책을 만든다는 것 라는 김운하 작가의 소설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도서출판 월간토마토가 기획 출판 도서로 올해 내놓은 첫 작품입니다.[2019년] 출판 산업의 쇠퇴는 계속 진행 중이며 그 끝을 모르는 상황입니다. 국가 전체 상황이 이럴진대 이것을 지역으로 가져오면 더욱 악화일로입니다.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출판을 바라보는 것과 문화라는 측면에서 출판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른 결론을 도출합니다. 문화산업이라는 범주도 있지만 이 역시 '산업'에 더 방점이 찍혔다고 생각합니다. 도서출판 월간토마토가 산업이라는 측면에서만 출판을 보았다면, 지역에서 출판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지역에서 출판을 하는 것은 문화라는 측면에 더 무게감을 두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출판을 '사회 운동'으로 .. 2021. 4. 20.
“도시에 꽉 막힌 언로(言路)를 뚫어야 할 때입니다” “도시에 꽉 막힌 언로(言路)를 뚫어야 할 때입니다” 월간 토마토 편집장 편지 1. 상황이 어떻든 봄은 찾아왔습니다. 이제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고 예상한 시간에 낮과 밤이 있으며 계절이 바뀌는 모든 자연 현상이 당연해 보이지 않습니다. 갑자기 낮과 밤이 바뀌거나 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찾아온다고 해도 아주 당혹스럽지는 않을 듯합니다. 막상 그런 현실에 놓이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 인터스텔라(2014년 작_크리스토퍼 놀런)에 그런 대사가 나옵니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몇 번을 읽어도 좋은 대사입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문제가 그리 가볍지 않다는 사실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종종 인용합니다. ‘인류가 결국은 답을 찾아 문제를 해결할 것.. 2021. 4. 12.
시민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 대전을 꿈꿉니다. 시민이 여행하기 좋은 도시, 대전을 꿈꿉니다. '여행'이라는 말은 참 설렙니다. 끊임없이 이동했던 초기 인류 DNA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서겠죠? 한곳에 정주해 수십 년을 살아야 하는 삶이 영 마뜩찮고 갑갑증을 일으키는 모양입니다. 여행은 일상 속 산책과 함께 사유를 깊게 해 주고 상상력을 북돋아 줍니다. 언젠가 여행은 우리가 가져야 할 보편적 권리라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사회는 구성원이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약해서는 안 될 뿐더러, 장려하고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해야 합니다. 특히, 미래를 준비해야 할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경제 조건 등으로 여향 기회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아야 합니다. 소풍이나 수학여행이라는 오래된 관행을 혁파해, 교육 과정에 '여행'을 편성하고 전문가(혹은 그룹)가 이.. 2021. 4. 7.
직업; 생계 유지를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종사하는 일 직업; 생계 유지를 위해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종사하는 일 상점이 죽 늘어선 곳, 상가입니다. 주로 도로 옆이지요. 도로를 무심히 지나면서 각 간판을 유심히 바라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각 간판은 최대한 도드라지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로 노력하지만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멍하니 운전만 하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길을 걸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냥 지나가는 길이라면요.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곳이 뭉텅이로 있을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경위로 그 간판이 보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문짝집'이라는 고딕체 글씨가 비율도 제대로 맞지 않은 채 도드라졌습니다. 진열이라기보다는 그냥 세워 둔 것에 가까운, 여러 종류의 문짝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간판 그대로 온갖 문짝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2021. 3. 31.
덩치 커다란 순박한 청년, '대전' 덩치 커다란 순박한 청년, '대전' [월간토마토 162호 편집장 편지 中] 2021년인 올해는 '대전'이라는 도시가 새로운 비전을 수립하는 출발지점이기를 희망합니다. 왠지 21세기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한 느낌입니다. 지난 20년이 준비 기간이었다면, 이제 앞으로 60년 동안 역동적인 21세기를 보내고 2081년부터는 22세기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때 까지 살지도 못하면서 누구 맘대로 계획을 수립하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경험하지 못할 미래라서 말하기 편합니다. 지난 해 우리 도시와 관련해 많이 나왔던 말 중 하나는 '노잼 도시 대전'이었습니다. 도시 안에 잔잔하게 흐르던 이야기를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유명 MC가 언급하면서 '노잼 도시 대전'이 파도처럼 일렁였습니다. 그동안 우리 도시.. 2021. 3. 25.
우리가 진짜 걱정해야 할 건 무엇인가 우리가 진짜 걱정해야 할 건 무엇인가 [2021년 2월호 월간토마토 편집장 편지] 새해가 밝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듯한데, 벌써 한 달이 후딱 지나가 버렸습니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다음해로 넘어갈 때는 무언가 좀 왁자지껄하면서 연말연초 분위기를 내어야 한번 끊고 가는 느낌이 들었을 텐데, 5인 이상 모일 수 없는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그렇지 못했습니다. 해가 바뀐 걸 느끼는 순간은, 메시지로 활기차지 못한 새해 인사와 덕담을 주고 받을 때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텔레비전 시청 시간도 늘었습니다. 최근에 텔레비전을 보면 유독 ‘코로나19 2.5 단계 상황 이전에 촬영했습니다. 소독과 방역을 철저히 했으며 발열 체크 등 규정 사항을 준수했습니다. 출연자 전원이 코로나19 검사.. 2021. 3. 24.
혁신 대상이 혁신을 주도하는 사회는 우울하다 혁신 대상이 혁신을 주도하는 사회는 우울하다 [2021년 3월호 월간토마토 편집장 편지] 지난 겨울에는 예년보다 눈을 많이 보았습니다. 눈이 쏟아지는 동안 하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며 세상이 온통 흑백으로 변하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잔뜩 찌푸린 채 눈을 쏟아 내는 하늘도, 눈이 덮어버린 세상도 백색 아니면 겨울 잿빛이었습니다. 그런 흑백 세상은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그동안 컬러풀한 세상에 둘러싸여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잃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흑백으로 바뀐 단순한 세상은 오랜만에 머리를 맑게 해 주었습니다. 생각이 많았던 차에 짧게나마 단순하게 세상을 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요즘, 급격한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안감도 있고, 크고 작은 영역에서 벌어지는 변화에 기.. 202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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