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을에 진심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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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을에 진심이어야 한다!

by 토마토쥔장 202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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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을에 진심이어야 한다!

순환경제마을을 향한 상상

글·사진 이용원

 

 

1.

유성구 충남대학교와 카이스트 사이에 궁동과 어은동이 있다. 궁동은  충남대학교 쪽에 붙었고 어은동은 카이스트 쪽에 붙었다. 2차선 도로가 경계인 구역은젊음과 활기라는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

 

카이스트 쪽에 붙은 어은동에벌집 생긴 2010년이다. 대전에서테드엑스대전(TEDxDaejeon)’ 열었던 천영환 씨가 번째 행사를 열고 이때 결합한 사람들과 함께 문화가치원이라는 단체를 설립했다. 이들이 TEDxDaejeon 말고도 일상 활동을 펼치기 위해 만든 공간이 벌집(Birlzip)이다. 벌집은 2014년에 협업공간인 코워킹 스페이스로 확장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다.

 

초기부터 메이커를 비롯해 청년, 지역 주민, 상인과 함께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벌집은 2015년께부터 -파크(Bee-Park) 꿈꾸고 실험했다. 벌집 주변으로 공동체 주택 꿈꿀통과 공유 주방, 공유 부엌, 공유 서가를 차근차근 만들었다. -파크 투어를 운영할 정도로 세상에 관심도 한가득 받았다. 벌집이 어은동이라는 마을에 구성 요소로 걸음 깊숙이 들어서는 계기였다. -파크를 구성했던 공간 중에는 지금껏 남은 공간도 있고 사라진 공간도 있다. 

 

지난 10 동안벌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우당쾅쾅, 왁자지껄, 좌충우돌, 들썩들썩했다. 공간 벌집과 인연을 맺었던 대전에 수많은 청년이 다양한 창업을 하거나 기획자로 성장하거나 청년을 대표해 정계에 진출하는 각계 각처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였다. ‘공간 만들면 공간 안에서 에너지가 섞여 어떻게 증폭되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청년, 창업, 마을 수많은 공간 관련 사업을 펼치는 것도 공간이 지닌 이런 가능성에 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벌집 마을에서 다양한 실험을 벌이는 동안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다. 정부는 기존 도시재생 사업에 새로운 가치와 방향성을 설정하고 ‘도시재생뉴딜’사업을 진행했다. 국토교통부는 2017 시범사업에 이어 2018 본격적으로 뉴딜사업을 진행하면서 어은동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우리동네살리기형) 선정했다. 뉴딜사업이 표방했던 가치와 지향점이 그동안 벌집이 어은동에서 벌여왔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민간영역에서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벌였던 시도가 다양한 원칙과 규제 속에 상상력을 잃지는 않을지 우려스럽기는 했다.

 

여하튼, 우려와 기대 속에 3 동안 사업비 100 원을 어은동에 투입한 뉴딜사업은 2020년까지 이어졌다. 사업 현장지원센터를 수탁받아 진행한 법인이 ()윙윙이다. ()윙윙은 2017 2벌집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을 펼쳤던 청년을 주축으로 설립한 도시재생 스타트업이었다.

 

()윙윙은 3 동안 도시재생뉴딜 사업을 마무리하면서 홀연히 마을을 떠나지 않았다. 특정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온 외부 전문가 그룹이 아니라 마을 안에 둥지를 틀고 오랜 시간 활동해온 구성원이었다. 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윙윙에 3년간의 도시재생뉴딜사업도 그저 과정일 뿐이었다. 과정 하나를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상상을 시작했다. 마을에서 펼치는 새로운 과정을 시작할 참이다.

 

2021 ()윙윙이 새롭게 상상하는 프로젝트는 공유마을, 공유거리를 구현해 경제 순환 마을을 조성하겠다는 ‘비. 스트리트(B. STREET)’. ‘벌집에서 시작한 작명은 벌의 날갯짓을 떠오르게 하는 윙윙을 거쳐 계속라임 맞추며 연속성을 유지한다. 처음벌집 때부터 계획에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2.

“거의 20년 동안 어은동에 3층 규모 건물이 보통 5억 원대를 유지했어요. 그러다가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바로 옆 궁동을 중심으로 스타트업파크 사업이 이곳에서 펼치면서  3~4억 원이 올랐어요. 이런 환경에서 최근에 궁동과 어은동 일대에 건물 10개 정도를 부수고 신축했죠. 그곳에서 살거나 장사하던 분들이 내몰렸어요. 그중에는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던 분도 계시고요. 우리 고민이 출발한 지점이에요. 마을이 더 좋아질 거라고 설득하며 도시재생사업을 함께 했던 분들인데, 결국 터전에서 내몰린 거잖아요. 몇 달 동안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죄책감이 들었어요.”

 

벌집이 문을 열었던 그즈음부터 어은동에서 활동했던 ()윙윙 이태호 대표는 이런 현상을 두고 공공형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명명했다. 사람이 많이 찾고 장사가 잘돼 매출이 늘어서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아니다. 적잖은 공공예산을 투여하는 공공 개발이 이루어진다는 사실만으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며 벌어지는 내몰림 현상이다. 무언가 실속은 없이 허상만 존재하는 느낌이다. 벌이 모두 떠나버린 버려둔, 처마 벌집처럼 말이다. 대표는 궁동과 어은동 일대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직접 보면서 아무리 좋은 정책이나 활동도 마을이 가진 속도에 맞추지 못하면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표는 최근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윤리적 소비나 경험적 소비를 원하는 층이 두터워지고슬세권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마을에서 놀고 싶은 욕망이 점점 커지는 긍정적인 사회변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변화에 마을이 적응할 있도록 준비하고 소상공인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정에서 중요한 , 부가가치를 마을 안에 갈무리할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보았다.

 

“살기 좋은 마을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은 자본가에게 너무 쉽게 돌아가더라고요.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내몰리기 일쑤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의 하나가 시민자산화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우리에게는 경험이 없잖아요. 그 전 단계 정도로 문제 인식을 함께하는 주체가 건물을 매입하는 방식을 고민한 거죠.”

 

올해 ()윙윙이. 스트리트 프로젝트 통해 이루려 하는 성과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면 ‘10개 건물 지역자산화’. 이를 이태호 대표는 시민자산화로 가기 단계라고 설명했다. 시민자산화는 지역에 기반을 공동체 조직을 통해 해당 지역 토지와 건물 부동산 자산을 소유하게 하고 운영을 통한 이익을 공동체에 재투자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발전을 가져오도록 공유자산을 형성하는 말한다. 

 

대표는 공동체에 기반을 두거나 대안과 혁신을 모색하는 사회적 기업, 혹은 협동조합 등이 건물을 매입하는 방안 제안한다. 겉으로는 일반 법인이나 개인이 건물을 매입하는 것과 다르지 않지만, 법인이나 개인이 다른 가치 철학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로 한다. 이는 일방적 신뢰다. 사회적기업인 ()윙윙이 먼저 시도했다. 현재 벌집이 임대한 건물에서 멀지 않으며 같은 골목을 사이에 곳에 지하 1, 지상 3 건물을 매입했다. 

 

 

“사회적경제나 혁신 영역이 개별적으로 성장하고 확장하지만 ‘그래서, 실제로 지역을 바꾸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어요. 이 영역에 활동을 자꾸 정치적으로 해석하려는 것도 이런 한계에 근거한다고 생각해요. 자원봉사 영역을 정치적으로 해석하지는 않아요. 효용을 보여주니까요. 이제 개별 기업이나 사회적 경제, 혁신 영역이 성장하는 형태를 넘어서 우리 마을이, 우리 삶이 바뀌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해요. 그래야 그 영역에 활동가나 구성원도 효용감을 느낄 수 있을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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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섹터에 같은 가치 철학과 지향을 가진 법인이나 개인이 소유한 건물 10 개가 들어선다는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이들 사이에 관계망을 기반으로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차별화한 색깔을 드러내는 ‘비. 스트리트’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윙윙이 지역 사회를 향해 제시한. 스트리트콘셉트는 로컬, 다원성, 친환경, 안정성, 걷기 좋은 거리, TECH. 자산화한 건물 10곳은 물론이고 인근에 조성 중인 스타트업파크와 충남대학교, 카이스트, 유성구청 , 마을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결합해 공동체와 기술, 사회적 가치가 결합한 사회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이런 움직임 속에서사회주택 조성 사업 추진하는 영역에서도 사업 시행 대상지로 어은동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 스트리트 기획하고 운영할 핵심 코어를 빚어 놓으면, 사회주택처럼 다양한 혁신적 움직임이 들러붙을 있는 가능성은 충분하다. 무한한 확장성이다.

 

“(주)윙윙 사무실은 새 공간을 리모델링하면 그쪽으로 옮기려고 해요. 기존 공간은 건물주와 협의해서 10년 장기 임대를 했어요. 우리 취지에 공감하는 다른 팀에게 임대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생각이죠. 꼭 매입이 아니더라도 장기 임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기 임대까지 포함하면 우리가 계획한 10개 건물보다 더 많은 자산을 확보할 수 있겠더라고요.”

 

()윙윙이 건물을 매입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신협중앙회와 사회적 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대출을 활용했고 크라우드 투자 플랫폼인 비플러스도 연결했다. 새로 매입한 건물과 10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건물에 들어올 세입자 그룹도 비플러스를 통해 투자에 참여했다. 과정을 통해 기존 보증금이 투자금으로 변모했다. 똑같은 돈이지만 보증금과 투자금은 천지 차이다. 여기에 월세도 기존 시세보다 높게 책정했다. 공간 입주를 협의한 업체와 논의를 끝낸 부분이다.

 

“굉장히 고마운 부분이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에 동의한 부분도 있고요. 높은 월세에 해당하는 만큼 ‘비. 스트리트’ 안에서 사무실을 꾸리고 운영하면서 거둘 수 있는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마을 소상공인 자원을 연결 건물 관리에 효율성을 높이고 ()윙윙이 운영하는 공유공간이나 라이프스타일숍을 이용할 할인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세보다 높게 책정한 비용을 돌려받을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에서 드러난 것처럼 ()윙윙은. 스트리트 조성하는 과정에서 핵심 수익 모델로 ‘매니지먼트 설정했다.

 

“비. 스트리트 안에 떨어져 있는 각 건물을 연결해 매니지먼트 하면서 마치 하나의 공간인 것처럼 만들어볼 생각이에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거죠.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상상은 정말 엄청나요. 우리가 정한 로컬, 다원성, 친환경, 걷기 좋은 거리, 안정성, TECH, 여섯 가지 콘셉트를 구현하면서 자원이 마을에서 순환할 수 있도록 해볼 생각이에요.”

 

공유 미용실이나탄소제로 실험’, 원룸 공실 문제 해결이나 건물 관리 서비스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대표 얼굴이 설렌다. 이제 시작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는달뜬 행복 가득하다.

 

이야기를 나눈 벌집 공간 프리랜서를 위한 사무실에서 나와 ()윙윙이 매입한 건물을 보러 갔다. 회색빛 3 건물은 지난 시간의 흔적을 드러낸 멀뚱히 섰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아직은 모르는 눈치다. 건물과 건물 사이 중앙선을 그려 넣을 수도 없을 만큼 넓지 않은 골목에 서서 이태호 대표는 그런 얘기를 했다.

 

“이 주변 건물 자산화가 좀더 이루어지면 건물주를 설득하고 협의해서 지금 눈앞에 보이는 길을 차 없는 곳으로 만들고 싶어요.”

 

차를 물리고 사람에게 온전하게 내준 골목은 순간, 도로에서 광장으로 변모한다. 높지 않은 건물을 가뿐히 뛰어넘은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광장에 사람이 북적이고 주변 건물에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숍과 공유 공간,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집단이 우주를 행복하게 만들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펼친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했다.

 

상상 속에서 도로가 아닌 광장으로 변모한 그곳에 ()윙윙 이태호 대표를 세워두고 사진을 찍었다. 어쩌면 새로운 역사가 시작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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