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면 더 따뜻한 우리, 대전 공공감성 공유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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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더 따뜻한 우리, 대전 공공감성 공유 주택

by 토마토쥔장 2021.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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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면 더 따뜻한 우리, 대전 공공감성 공유 주택

하문희 사진 공공감성 제공

 

 

셰어하우스는, 자기 방과는 별개로 공용 공간이 있는 임대 주택을 뜻한다. 공동생활을 하면서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서양과 일본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유명 밴드 '세카이노 오와리'의 모든 멤버가 같은 셰어 하우스에서 생활하는 게 알려지면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가 아파트 위주이다 보니 셰어하우스가 그리 흔하지 않았고, 있다고 해도 수도권 위주였다. 그러나 최근 주거 비용이 크게 치솟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지방에서도 셰어하우스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대전에도 셰어하우스가 있다. 공공감성이 운영하는 공유주택이다. 대표 장지혜 씨, 코디네이터 유용득 씨가 지역 사회의 낙후된 공간을 활용해 청년 주거 문제를 해소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고자 셰어하우스를 만들었다. 현재 주택관리 전문가 2명과 함께 운영 중이며,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에 있다.

공유주택 마당 모습

 

공유주택 마당 모습

 

공공감성 공유주택이 있는 동네는 대학과 가까운 곳이지만 주로 어르신들이 사는 동네였다. 동네가 낡아 사람들이 떠나면서 골목은 점점 낙후되고 슬럼화됐다. 빈집이 늘어나자 장지혜 씨와 유용득 씨는 이 동네를 살려 보기로 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제공해 주택난도 해결하고, 유입된 청년들이 거리를 활성화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사회적기업 육성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원금을 받고 사비를 보태 사업을 시작했다. 

 

마침 동네 어르신이 임대로 내놓은 주택이 있어 동의를 구하고 리모델링을 했다. 그렇게 마당도 있고 옥상도 있는 지금의 공유주택이 탄생했다. 1인실 3개와 2인실 하나로 구성한 이 공간은 대부분 셰어하우스가 그렇듯 거실과 주방이 공용이다. 화장실은 총 2개로 2인실에 하나가 있고 다른 하나는 1인실 사용자가 나눠 쓴다. 앞마당에는 파라솔을 가져다 놔서 일광욕도 할 수 있다. 옥상은 입주자들이 초기에 써도 되는지 몰라서 내버려 뒀다고 한다. 그러다 유용득 씨에게 옥상을 써도 된다는 말을 듣고 열심히 활용하기 시작했다. 공동생활을 하다 보면 안 맞는 부분이 있어 갈등이 생길 만도 한데, 입주자들은 아주 잘 지낸다고 한다. 오히려 너무 잘 지내서 유용득 씨와 장지혜 씨가 매번 놀란다. 

 

공유주택 내부 모습

 

"몇 달 전에 반상회를 하러 찾아갔는데, 집주인 할머니가 나오시는 거예요. 뭐 혼낼 게 있어서 그러나 싶었는데, 그냥 학생들이랑 얘기 나누시려고 오신 거더라고요. 입주 신청서를 받을 때 집주인과도 친해지는 건 좀 무리겠지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어요."

 

 

유용득 씨는 학생들이 몇 달 전에 마당에서 직접 기른 상추를 들고 사무실로 찾아온 적도 있다며 웃었다. 이젠 상추뿐만 아니라 대파도 키우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입주자와 운영자 사이가 좋은 데에는 코디네이터 유용득 씨의 역할이 크다. 중간 지점에서 다리가 되어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주기적으로 반상회를 열어 필요한 것은 없는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확인하고, 문제가 생기면 함께 해결한다. 덕분에 아직 큰 문제 없이 잘 지내 왔다.

 

 

장지혜 씨와 유용득 씨는 청년들이 사회에서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입주 청년들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공유주택 입주 신청서를 받을 때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활발하게 동참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뽑는다. 기존에는 다른 단체에서 기획한 활동 위주로 참여했지만, 앞으로는 직접 활동을 기획해서 진행하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끝나면 청년 커뮤니티 '녹는점'과 연계해 행사를 열 예정이다. '녹는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허물고자 만들어진 단체로, 서로에 관해 알아가며 친분을 쌓는 동시에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해 왔다. 앞으로는 활동에 참여하면 포인트를 줘서 그만큼 임대료를 깎아 주든지, 지역 소상공인들과 연계해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 제도도 도입할 생각이다. 장지혜 씨는 "청년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이나 체험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모르는게 안타깝다"라며 "공유주택을 통해 더 많은 청년이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유용득 씨는 청년 코디네이터답게 다양한 청년 문제에 관심을 보였다. 

 

"제가 오늘 아침에 기사를 봤는데, 청년 고독사가 증가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저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모인 단톡방에도 들어가 있는데, 청년들이 정말 많아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청년 고독사 사례는 약 120건으로 3년 사이 25% 증가했다. 청년 고독사는 1인 가구 증가와 관련이 깊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는 614만 가구다.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인 셈이다. 심리적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젊은 세대가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우울증, 무기력증을 동반한 심리적 위협에 더 쉽게 노출된다. 그래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공동체를 찾는다. 유용득 씨는 공유주택이 그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청춘시대> 아세요? 거기 등장인물들도 셰어하우스에서 살아요. 처음에는 서로 안맞아서 정말 많이 싸우는데, 한 사람 표정이 조금만 어둡거나 고민이 있는 것 같으면 같이 슬퍼해주고 해결해 주더라고요. 현실에서도 그런 것 같아요."

 

유용득 씨의 말을 들으며 자신이 죽으면 청소 비용으로 얼마나 드는지 전화로 물어봤다는 한 청년을 떠올렸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는 유용득 씨의 말이 유독 묵직했다. 

 

공공감성은 앞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생각이다. 대전시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 위주로 참여하고, 공유주택 2호점을 내서 청년 커뮤니티를 늘려 갈 예정이다. 장지혜 씨는 커뮤니티에 속한 청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 셰어하우스사 몇 개 있는지 구체적인 통계 자료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유성산업개발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셰어하우스는 약 1,200여 개 정도로 추정한다. 셰어하우스가 발달한 외국에 비하면 아직 초기 단계지만 1인 가구 수가 증가함에 따라 셰어하우스 수요가 점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전에도 대학가 주변을 중심으로 셰어하우스 입주자를 모집한다는 광고가 심심찮게 보인다. 증가는 청년 공동체와 공공감성이 만들어 갈 커뮤니티를 통해 청년들이 바로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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