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원 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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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4차원 탐구생활

by 토마토쥔장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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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탐구생활

 

남들과 다른, 종종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일컬어 사차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차원이라고 부르면서도 정작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게 없다. 그래서 준비한 사차원 탐구생활.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사차원을 파헤쳐보자. 사차원의 세계로, Are you ready?     

 박숙현


출처 : pixabay



- 사차원의 탄생 -


그들의 정확한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에 관한 몇 가지 가설이 존재할 뿐이다. 그 가운데서 비교적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이론이 바로 혹자가 주장하는 ‘순수 인간설’이다. 다시 말해 하얀 도화지 같이 그들은 이데올로기와 주입식 사고에 물들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들이 어떤 사안에 대해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획일화된 교육, 관습에 물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거다. 그러면서 등장한 것이 순수 인간이다. ‘어쩌면 이들의 모습이 바로 순수한 인간이 아닐까?’라는 말이다. ‘사차원으로 규정짓고 이상하다고 보는 사람이야말로 제도와 사회화를 통해 학습된 인간이다. 자유롭게 사고하던 인간이 고정된 사고에 갇혀 본래의 순수한 모습을 잃지 않은 ‘사차원’을 호도한다.’라는 설이다. 사차원이 다른 게 아니라 그들을 다르게 바라보는 이들이 변했다는 거다.

 



 - 사차원 목격담 -


그들은 우리 주변 곳곳에 있다. 만나더라도 절대 당황하거나 면박을 주지 말자. 목격담으로 워밍업하며, 만남을 대비하자. 
주의사항: 간혹 4차원임을 숨기거나 4차원인 양하는 유사품을 만날 수 있다.

 


P군의 증언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이었어요. 학교에 지각한 날이었죠. 부랴부랴 나오느라고 지갑을 놓고 왔죠. 버스비도 없고 그래서 친구에게 다급히 전화했어요. 예전부터 알았지만 좀 남다른 구석이 있는 친구였죠. 어쨌거나 전화했더니 흔쾌히 빌려준다더군요. 근데 친구는 벌써 수업이 끝나 학교를 떠나고 있었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니 친구가 그러는 거에요. 

“정류장 옆 네 번째 나무 밑에 돈을 묻어놓겠다.”라고. 그래서 어쨌느냐고요? 나무 밑 팠죠. 돈은 그 자리에 있었어요. 

 

 


K양의 증언
언제였더라. 아, 그 친구가 회사에 출근한 지 일주일쯤 된 아침이었어요. 갑자기 가방에서 파우치를 꺼내더라고요. 신경 안 쓰는 척했지만 ‘뭐하나?’ 싶어서 몰래 지켜봤죠. 근데 거울을 보면서 아이라인을 그리는 거에요. 그것도 진하게. 그러더니 아이섀도 범벅을 해요. 그래서 “왜 갑자기 화장하니?”라고 물었어요. 대답이 뭐였게요? 

“우울해서요.”였어요. 그냥 우울해서 갑자기 화장했대요.

 



E군의 증언
그녀를 만난 건 어느 술자리였어요. 대학 후배였죠. 친구들이 그녀를 사차원이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사차원을 좀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같이 술을 마시면서 같이 얘기했어요. 근데 술을 마시다 갑자기 그러는 거예요. 

“저 요즘 머리가 많이 빠져요.”라고. 거기까진 괜찮았어요. 그런가 보다 했죠. 하지만 뒷이야기는 정말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녀는 이렇게 말했어요. 

“샤워하고 난 다음 빠진 머리카락을 치우잖아요. 근데 치우다가 문득 ‘한군데 모아 볼까?’라고 생각했죠. 그러다 보니 어느 날 머리카락이 꽤 뭉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로 욕실청소를 했어요. 웬만한 수세미보다 낫던데요.”

 



S군의 증언
제 여자친구는 길을 가다 유난히 증산도나 ‘도를 아십니까?’ 하는 분에게 잘 붙잡혀요. 순진하게 생겨서 그렇기도 한데 얘가 참 순수해요. 모르는 사람이 말 걸면 그냥 가라고 그렇게 주의를 시키는데도 계속 엮여요. 어느 날인가 어떤 사람이 대뜸 와서는 “요즘 사나운 꿈을 꾸죠?”라고 했대요. 근데 여자친구가 해맑게 웃으면서 

“요즘 시험 기간이라 피곤해서 꿈을 안 꿔요.”라고 했대요. 

 



J양의 증언
대학교 3년 때였어요. 수업을 듣고 계단을 내려가는 데 벽에 붙여진 포스터마다 누가 입술 자국을 낸 거예요. 그래서 “뭐야 이거.” 이랬는데 옆에 있던 제 친구가 씩 웃는 거예요. 그러면서 “하얀 벽을 보니깐 내 흔적을 남기고 싶었어.”라고 말했어요. 오랜만에 바른 연분홍빛 립스틱에 흥분했다고 하면서 말이죠. 참 특이한 애였어요. 

 


(위 이야기들은 100% 실화입니다.)




사례가 주는 충격이 좀 약할 수 있다. 근데, 본래 4차원이 그렇다. 어떤 엄청난 행동을 통해 자신의 차원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대게는 아우라 같은 아주 소소한 느낌이다. 

 

최근에는 5차원 6차원으로 차원을 높여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옳지 않다. 4차원에 관한 모든 비밀을 완벽하게 규명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다른 차원을 논할 수 없다. 이들이 지구인이 맞는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4차원은 유전인지, 태생적으로 타고나는 무엇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학습 결과인지, 차원이 다른 사람끼리 연애를 하거나 결혼하는 것이 가능하지, 등등 해결해야 할 궁금함이 산적했다.

 


그래서 ‘순수인간’이라는 우리의 추정은 가설일 뿐이다.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둔다. 여하튼, 이 모든 궁금함을 논리적이면서 분명한 논거를 가지고 풀어내 차원에 등급을 매길 수 있을 때 비로소 5차원과 6차원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안 그래? 멀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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