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다름
글 박숙현
가족이든 친구든 함께 지내다 보면 가끔 ‘다르다’는 생각을 한다.
별것 아닌 거 같지만 사소하게 느껴지는 생활 속 다름.
그 다름을 찾았다.
주의) ‘이런 사람이 어딨어?’ 따지지 말자. 이런 사람이 있다.
#1.[버스 안]
“벨 언제 누르나요?”
친구 B와 함께 집으로 가는 버스 안. 내려야 하는 정류장이 다가온다. B 왈 “벨 눌러.”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A.
조급한 B가 벨을 누르고 말한다. “야. 너 왜 벨 안 눌러.” 이해할 수 없다는 친구에게 A는 말한다.
“내리기 전에만 누르면 되잖아. 내릴 때 누르려고 했지.”
투닥거리는 둘을 보며 버스에서 내린 C의 혼잣말.
“이래서 벨은 누가 누를 때까지 안 누르고 기다려야 한다니깐.”
#2. [라면 끓일 때]
“스프, 언제 넣지?”
한국인의 입맛, ?라면을 먹으려고 기다리는 A와 B, C. 지글지글 물이 끓자 A가 스프를 뜯는다.
그 모습에 놀란 B. A를 제지하며 말한다.
“스프는 라면 다음에 넣는 거야.” 그 말에 어이없다는 듯 스프를 털어 넣고 A가 말한다.
“라면보다 스프가 먼저야.”
그때 옆에 있던 C가 한 마디 한다.
“둘 다 틀렸어. 스프는 끓기 전에 넣는 겨.”
#3. [양치질]
“물 묻히니?”
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려고 같이 들어간 친구 A, B.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양치를 시작하는 A와 달리 B는 칫솔에 물을 묻힌 다음 치약을 짠다.
그 모습이 의아한 A. “물을 왜 묻혀?”라고 묻는다.
그러자 B는 당연하다는 듯 “원래 이렇게 했는데.”라고 말한다.
C는 또 다르다. 칫솔에 치약을 묻힌 다음 물을 묻힌다.
#4. [탕수육 먹을 때]
따끈따끈 방금 배달된 탕수육을 놓고 포장 비닐을 뜯기 바쁜 A, B, C. 일단 입에 고기를 문 A가 소스를 부으려고 하자 B가
“소스 찍어 먹자.”라며 말린다.
“탕수육은 소스랑 비벼 먹어야 맛이야.”라고 A가 항변해보지만 B는 냉정하게 소스를 뺏는다.
#6. [책 넘기기]
“책 누르면서 넘기니?”
평소 책을 즐겨 읽는 B. 한 장 한 장 책을 넘길 때마다 그녀는 손으로 책 중간을 꾹꾹 누른다.
책이 활짝 펴진 그제 서야 B는 책을 읽기 시작한다.
A는 좀 다르다. 왼손 엄지를 책 중간에 대고 오른손 엄지로 책을 조심스레 넘긴다.
C는 침을 묻힌 중지로 책장을 넘긴다.
D는 좋아하는 구절을 필기하기도 하고, 줄을 긋기도 한다.
#7. [컵 사용법]
“어디로 마시나요?”
커피숍에서 친구와 얘기 중인 A, B.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각자 다르다.
손잡이와 컵 중간 사이에 입술을 대고 마시는 A와 달리 B는 손잡이 부분에 입술을 대고 마신다.
의아하게 생각한 A가 묻자 “남들은 여기로 안 먹을까 봐서.”라고 대답한다.
이때 다른 친구가 말한다.
“난 입 안 대고 마셔. 입술을 다 담그지.”
[기타]
엘리베이터 탔을 때 : 문이 닫힐 때까지 기다린다, 닫힘 버튼을 누른다.
국밥 먹을 때 : 한 번에 말아먹는다, 밥이랑 국이랑 따로 먹는다.
아홉 시에는 : 아홉 시엔 뉴스다, 나 보고 싶은 거, 채널 돌리다 나오는 거.
옷 벗기 : 양말부터, 겉옷부터, 양말은 맨 나중에.
계란 : 계란은 반숙이 제 맛, 바짝 익혀 먹는다, 흰 자만 먹는다, 노른자만 먹는다,
밥 먹을 때 : 젓가락만 쓴다, 숟가락·젓가락 둘 다 쓴다. 밥은 숟가락, 반찬은 젓가락으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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