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논의를 풍성하게 하는 계기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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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

선거는 논의를 풍성하게 하는 계기여야 합니다

by 토마토쥔장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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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춤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1천 명을 넘어서는 현실 앞에서 많은 생각을 합니다. 특정 계절에 유행하는 독감 정도로 가볍게 치유하며 웃어넘길 때가 반드시 온다 믿지만, 그게 언제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바이러스는 끊임없이 변이를 일으키며 계속 싸움을 걸어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창궐하던 초기, 우리는 ‘역설’을 이야기하며 지금껏 지구 위에서 살아온 방식에 관해 잠깐 반성했습니다. 백신을 개발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는지, 우리 삶의 방식과 태도를 되돌아보는 모습은 이제 많이 희미해졌습니다. 인간이니 그러합니다.

 

이런 와중에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와 지방 선거에 관한 열기가 정치권을 넘어 우리 삶 곁으로 성큼 다가온 듯합니다.

 

코로나19 상황을 보내며 벌어지는 내년 선거는 조금 다른 양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선거’는 우리가 가야할 방향성에 관한 논의를 사회 안에서 풍부하게 형성하는 계기여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요. 풍부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양한 담론을 형성하고 그 담론을 정책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적절한 인물을 선출해야겠지요. 당락은 투표에 참여한 국민이 대안을 놓고 결정한 실행 우선 순위라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이론적으로는요.

 

2022년 벌어질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코로나19 상황을 마주한 우리가 짧게나마 진행했던 반성에 관한 논의을 다시 끄집어내야 합니다. 앞으로 지구 위에서 우리 삶이 이전까지와 다를 수 있도록 새로운 담론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이 주도하고 정치권은 이를 민감하게 인식하며 받아들여야 합니다.

 

선거 국면에 접어든 현실에서 이에 관한 변화를 감지할 수 없습니다. 유권자 사이에서만 그 어느 때보다 애써 ‘대안을 찾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게 읽힐 뿐입니다. 기존 정치권 안에서 그 ‘대안’을 찾으려니 화딱지만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제를 모으고 소통시키며 담론을 구체적으로 만드는 데, 언론이 제 구실을 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가 처한 언론 환경에서 이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경마주의식 보도가 넘쳐나고 선정적이며 파편적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언론 개혁’은 시급한 해결 과제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언론’은 생산 주체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수용자를 포함합니다. 넓은 의미에서 ‘언론 행위’는 일방적이지 않으니까요.

 

저는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던진 중요한 화두는 ‘분권과 자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우리 사회가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핵심 국정 과제로 삼았던 영역입니다. 지금껏 우리는 ‘분권과 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국가든 지방이든 정권을 누가 잡는가에 따라서 속도와 방향이 달라지기 일쑤니 곧바로 달려가지 못하고 좌로 비틀 우로 비틀, 때로는 뒷걸음질치거나 멈추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분권과 자치’는 행정 시스템을 넘어서 실제 삶에 관한 논의로 전환해야 합니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삶의 효용을 느낄 수 있도록 할 적절한 ‘삶의 단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분권과 자치’를 국가가 주도하는 현재 모습은 옳지 않습니다. 그동안 국가가 틀어쥐었던 권력을 내려 놓아야 한다는 본질적 측면에서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를 가능토록 하기 위해 국가 단위에서 결정하는 정책 사업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야 합니다. 각 정부 부처가 엘리트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국가가 결정한 정책에 지역에 공모에 참여해 경쟁하며 사업비를 획득하고 제시한 틀(가이드 라인) 안에서 사업을 진행하도록 통제하는 방식은 시대 착오입니다. 공공 자원 투입 대비 성과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는 이 세상이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분권과 자치’ 단위는 가능한 미세하게 쪼개야 하고, 미세한 각 단위가 생생하게 살아있도록 예산을 비롯한 공공자원을 투입해야 합니다. 정책을 기획하고 결정하며 이에 예산을 편성하는 방식 전체에 일대 혁신이 필요합니다.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관련 해결책을 모색하는 방식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습니다. ‘K’라는 접두사를 붙여 다양한 영역에서 괄목할 성과나 대안을 제시하며 뿌듯해 하는 우리라면, 이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 거대한 담론을 지역이나 마을에서 어떻게 구현해낼 수 있을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런 논의가 왕성하게 일어나기를 희망합니다.

 

 

2021년 7월 21일

 

편집장 이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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