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밤빵] 내가 지옥에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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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인턴 일기

[왕밤빵] 내가 지옥에 가는 이유

by 토마토쥔장 202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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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밤빵] 내가 지옥에 가는 이유

#13

 

<데미안>은 더럽게 재미없어서 끝까지 읽기 힘든 책이다. 하지만 그 책이 주는 시사점만큼은 마음에 든다. 살면서 누구나 선과 악을 마주하게 된다. 근데 그 선악 구분을 자신의 잣대만으로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회가 그렇다니까 친구가, 부모님이, 남들이 나쁘다고 좋다고 하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데미안>은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닌 스스로가 직접 겪어보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생각해 보라는 메시지를 준다.
    
‘자신만의 관점을 갖고 그것이 나에게는 선인지 악인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보기’ 이것이 아브락사스와 싱클레어의 친구 데미안이 주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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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에 들어와 일하면서 여러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 일은 하면 할수록 또 열심히 하려고 하면 할수록 늘어난다는 것이다.
    
대충할 때는 일이 없는데 최선을 다하려 하면 끝이 없다는 게 신기하다. 또 노력도 마찬가지다.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더 노력하게 된다. 근데 이건 대학교 다니면서도 알게 된 것들이다.
    
둘째는 그동안 몰랐는데 내가 나만의 관점이나 생각을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생각(내가 생각이 있는지 없는지)은 해본 적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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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들어갈 첫 번째 글을 썼고 돌아온 피드백 중 하나는 논문 같다는 것이었다. 나도 다 쓰고 나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은 아주 조금 들어가 있었다. 그럼 이 주제에 대한 내 생각은 뭘까? 알 수 없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각했지? 좀 놀라웠다. 내 생각인데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알 수 없다니.
    
그동안 그냥 세상이 그러니까 사람들이 그렇다니까 나도 그렇게 생각했나 보다. 내 생각 없이.
    
그것들은 내 생각이 아니었다. 내 생각에 대한 답이 나올 때까지 머리를 쥐어짜 내니 글을 쓸 수 있었다. 다행히(?) 생각이 없던 게 아니라 정리가 되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역시 될 때까지 짜 내는 게 답인가? 이래서 존-버는 승리한다는 말이 나왔군! 내가 생각 없는 사람인 걸 인정하기 싫은 마음도 글을 쓰게 만드는 추진력이 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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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책도령은 왜 지옥에 갔을까>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책도령은 밥 먹는 것도 잊을 만큼 하루 종일 책만 읽었는데 초반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책은 좋은 건데 왜 지옥에 갔을까? 끝까지 책을 읽었는데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책도령이 지옥에 간 이유는 책을 많이 읽기만 했지 그걸로 다른 것을 하지 않아서였다. 문장 그대로 책을 읽기만 했을 뿐 그 지식을 활용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등 후속 활동을 하지 않아 지옥에 불려갔다는 내용이었다.
    
내 생각이 내 것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자 염라대왕이 왜 책도령을 소환했는지 조금은 알 거 같았다. 어른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라는 이유,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대학을 다니는 이유 모두 다 자신만의 생각과 관점을 만들기 위함이기 때문이었을텐데.나는 지금까지 책도 많이 읽고 대학교도 4년째 다니고 있지만 그런 생각은 해보지 못했다. 내가 책도령과 같은 세계관에 살았다면 나도 지옥에 소환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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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Why 인간’이 돼서 스스로에게 왜 그렇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자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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