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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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의 '도시재생'

by 토마토쥔장 2021.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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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시대의 '도시재생'

'보다 강력한 협치가 필요하다'

진행 이용원 정리 이지선 사진 황훈주

참여 김은정(대전 서구 정림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현장활동가)/박종선(대전 대덕구 대화동도시재생활성화계획 총괄코디네이터)/박찬희(대전 유성구 어은동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코디네이터)/전영훈(대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사람이 도시에 몰리기 시작하면서 주택 문제, 환경오염, 주차 문제, 지역 쇠퇴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낳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상대적으로 쇠퇴한 지역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도시를 부흥시키는 도시재생 역시 그중 하나다.

사스, 메르스에 이어 코로나19까지 전염병이 연이어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는 배경에는 도시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전염병이 생기기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도시 집중화 현상에 경고를 보내는 듯하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재생’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현재 문재인 정부는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진행한다. 2018년부터 시작한 뉴딜사업은 이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면적 규모에 따라 우리동네살리기형, 주거정비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무조건적인 개발이 아니라, 주민공동체를 복원하고 그들이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강화하고자 한다. 지금 시점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성과를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코로나19를 통해 주민과 행정, 전문가의 강력한 협치와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을 표했다. 코로나19사태를 맞은 이후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할지에 관한 집담회를 가졌다.]

 

 

<우선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을 보면서 각자 어떤 생각이 드셨는지 궁금합니다.>

 

전영훈 : 지금 팬데믹 현상에 대해서 여러 가지 담론이 나오는 상황이지만,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상이 많이 변할 것이라는 이야기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공감도 하지만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백신이 나와서 치료가 가능한 상황이 오면, 코로나19 이전처럼 원상 복구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은정 : 저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100%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코로나19도 백신이 만들어지겠지만, 이후에 새로운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도 있어요. 만약 새로운 바이러스가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우리는 변화를 준비해야 하겠지요. 처음 코로나19가 확산하였을 때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일이라 두려움도 느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안정이 되니 두려움은 차츰 사라졌지만, 항상 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박찬희 : 아무래도 현장지원센터에 있으면 주민을 많이 만나야 합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주민을 만나지 못해 어려움이 좀 있었지요. 사실 지난해 하반기까지 주민과 교류를 많이 하면서 올해 계획을 세웠는데, 계획을 실행하지 못해서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있는 어은동은 상권이 쇠락한 곳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처참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우리 역할을 더욱 고민했어요. 우리가 해결책을 내놓기보다는 현재 주민의 아픔을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를 보여 주자는 생각으로 주민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코로나19가 기회라는 생각으로 식당이나 주점에 가서 일을 돕고, 점심시간에는 도시락 대신 어은동 마을에 있는 가게를 돌며 점심을 해결하기도 했어요. 작년에는 프로그램이 많아 주민과 밀도 있는 스킨십을 쌓진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박종선 : 저는 굉장히 감정적이었던 거 같아요. 사실 코로나19 시기에 어머니가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연세가 많으신 터라 걱정이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이 통제되어 마음에 우울함이 생기셨어요. 그래서 어머니를 집으로 모시게 되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많이 좋아지셨습니다. 몸으로 앓는 병보다는 마음의 병이 크다는 걸 느꼈습니다. 

 

박찬희 참여자

 

<도시재생에 관한 대략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본론으로 들어가고 싶습니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서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에 진행했던 도시재생과는 다른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했습니다. 예산도 늘었고, 추진 방향도 변화했는데요. 어떤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전영훈 : 성과를 이야기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뚜렷한 성과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방향은 확실하게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도시재생과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전영훈 : 기존의 것을 완전히 부수고 새로 짓는 걸 야만적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도시재생은 야만적인 방법을 많이 썼지요. 지금은 당사자들끼리 상의하면서 도시재생을 진행하는 거죠. 물론, 현재 남아 있는 구조가 아름답기 때문은 아닙니다. 다만, 무작정 부수는 것보다는 현재 남아 있는 구조를 살리면서 도시재생을 하는 것이 공동체를 위해서도 좋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기 때문에 그 사실을 믿고 도시재생을 진행합니다. 초기에는 대단한 성과가 나오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서 도시재생 전문가 그룹이 생기고, 그 자원이 성과를 내면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박종선 : 이전 도시재생은 관이 주도하면 거기에 주민이 맞추는 형식이었어요. 지금은 주민 스스로 준비하고 행정은 돕는 역할을 하죠. 이 과정에서 행정과 주민이 갈등을 빚기도 해요. 주민은 굉장히 느린데 행정은 맞춰야 하는 절차와 속도가 있기 때문이에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주민 주도성과 참여성을 확대한 것은 맞지만 그에 맞추기에 주민은 충분한 연습이 되어 있지 않아요. 도시재생 뉴딜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먼저 주민자치가 발현된 이후에 그 안에서 마을을 고민하고, 하부조직인 주민협의체를 만들어야 해요. 그다음에 행정의 지원을 받아서 전문가 용역과 함께 도시재생을 진행하면 좀 더 수월하게 갈 수 있겠죠. 주민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전영훈 : 저도 사실 불만인 부분이긴 한데,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어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시작하면 좋겠지만 인식이 어느 정도 확보되면 부족하더라도 시작하는 게 맞기도 하거든요. 뉴딜 선정지역은 대부분 쇠퇴지역입니다. 공동체역량도 아무래도 떨어지는 편이죠. 그렇기 때문에 공무원도 공동체역량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는 거예요. 보통 공간을 구성하는 등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도시재생 관련 예산의 96% 정도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공동체역량이 성장할지를 예상할 수 없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가 어려운 거죠. 하지만, 정부는 지켜보는 거예요. 공동체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스스로 자각하고 시작하길 기다리는 거죠. 그러면서 센터장이나 코디네이터 등의 역량도 같이 성장하면 공동체역량을 높이는 데 들어가는 예산도 늘어나리라고 봅니다. 

 

박종선 : 도시재생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건 도시재생을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지만, 공동체를 지원하는 행정안전부 등에서 최소한 1~2년 정도 사전 작업을 지원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주민자치를 통해서 열심히 공동체활동을 하는 지역을 지원하고 모델링하면 좋겠어요. 

 

전영훈 : 그런 역량을 갖춘 지역은 굳이 지원이 없더라도 스스로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요. 역량이 부족한 지역을 들어가면 주민 아이디어가 부족한 편이에요. 만약 아이디어가 있고, 실행 능력이 있었으면 뉴딜사업지로 선정이 되지 않았겠죠. 여기 있는 우리도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의 도시나 마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경제, 사회, 정치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그러지 못하고 있죠. 지금 도시재생은 사실 굉장히 평면적이에요. 주차장 확보, 공동체 공간 확보, 집수리가 끝이죠. 그래서 국토교통부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서 총괄코디네이터 교육을 진행했고, 대학원에 도시재생 전문가 과정 개설을 유도하고 있어요. 지금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여러 한계가 있어요. 한계를 문제 삼기보다는 우리가 조금씩 한계를 벗어나서 영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찬희 : 저는 공동체에서 활동하다 우연히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일하게 된 경우라 도시재생을 잘 알진 못해요. 그런데 지금 행정에서는 도시재생을 주민 주도로 해야 한다고 하니까 구색 맞추기로 갖다 놓는 경향이 있어요. 주민협의체를 모아 놓고 이야기를 하면 의견을 반영해 주겠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대체로 주민역량이 부족하고, 아이디어가 없다는 생각인 거죠. 행정이나 전문가가 주민의 숨은 욕구를 파악해야 하는데, 주민은 어리숙하기 때문에 주장하는 걸 다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접근하거든요. 정말 전문가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가, 싶은 생각도 있어요.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여러 사업을 거치면서 주민도 많이 성장하고 있어요. 저는 사업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민이 학습하고 준비하는 데 1~2년의 기간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서울의 수유동은 작은 동인데도 섹터를 더 좁게 나눠요. 그래서 주민끼리 도시재생사업을 준비해서 지원해요. 공모사업에 떨어진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최장 10년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더라고요. 저는 행정 전문가나 도시공학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게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주민의 역량이 부족한 게 문제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현재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전영훈 : 그렇다면, 주민의 의견을 받아서 사업화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여야 할까요?

 

박찬희 : 그것도 주민이 할 수 있게 해야죠. 거버넌스잖아요. 지금의 거버넌스는 아주 형식적이에요. 제대로 성숙한 주민과 행정, 전문가가 함께 만들어야죠. 그래서 왜 여기에서 주체 논의가 있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들어요. 당연히 궁극적으로는 주민이 주체가 되어야겠죠. 도시재생의 지속성을 가져가야 하는 건 결국 주민이니까요.

전영훈 참여자

 

<현장 주민이신데, 이 이야기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은정 : 주민은 의견을 많이 제시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떤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도 법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서 주민이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이런 한계 때문에 주민 의견이 실제로 반영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요.

 

박종선 : 사실 그건 전문가가 녹여 낼 수밖에 없는 영역이죠. 그래도 주민이랑 해결책을 찾아봐야 해요. 저는 주민에게 항상 이야기해요. “우리가 쓰는 비용은 나라로부터 빌려 오는 돈이다”라고요. 우리가 이 돈으로 잘 만들고, 성과를 쌓는 거로 보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고, 자력갱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죠. 또 우리가 새롭게 만든 것을 다른 지역에 전파해야 한다고 말해 줘요. 그러면서 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함께 고민해 달라고 부탁하죠. 쓰레기 문제 같은 경우도 ‘우리가 쓰레기를 안 버리면 되지 않을까?’부터 출발하는 거예요. 이렇게 고민을 시작하면서 주민들이랑 대안을 함께 고민하고 주민 생각을 바꾸며 역량도 높이고 있죠.

 

전영훈 : 전 이건 무조건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쓰레기 문제가 나왔으면 이걸 해결할 수 있는 전문가가 나와서 해결책을 함께 만들어야 해요. 그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도시재생에 관련된 사람들의 맨파워가 너무 약하죠. 시청에 도시재생 관련 부서가 있지만, 이 하나만으론 도시재생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대부분 문제는 도시재생과뿐만 아니라 다른 과가 함께 관여해야 하죠. 특히, 현재 도시재생에서 간절하게 필요한 사람은 경제 전문가예요. 마을에서 주민이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 이걸 현실화시켜 줄 전문가가 필요한 거죠. 그래서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면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는 이야기해요. 쓰레기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되도록 버리지 맙시다’는 해결책이 될 수 없죠.

 

박종선 : 물론 그렇죠. 해결책은 전문가가 내놓지만 주민 의식 강화도 함께해 줘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해요. 골목에 쓰레기 버리는 곳을 마련해 놨는데 결국 그 옆에 쓰레기를 버리고, 벽화를 그렸는데 그 위에 낙서하기도 하잖아요. 전문가가 해결해 줘야 할 것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위에 주민 의식을 입히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도시재생을 위해선 주민역량 강화주민주도성이 필요하고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인데요. 이 이야기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현장에서 보시기엔 어떠세요?>

 

김은정 : 정말 필요한 거 같다고 생각해요. 저도 주민 입장에 있다가 지금 활동가로 일을 하는데 처음 활동가로 일할 때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어느 순간에는 주민과 행정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된 느낌이라서 회의감도 들었어요. 다른 도시재생 지역에 찾아가서 답을 구하기도 했는데 시원하게 답변을 주는 분이 없었어요. 대부분 센터 1~2년 차 활동가분들은 똑같은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지금도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있어요.

김은정 참여자

 

<어은동은 어때요?>

 

박찬희 : 저도 중간에 있으면서 행정에 화가 날 때도, 주민한테 화가 날 때도 있어요. 주민에게 화가 나는 경우는 주민이 민원인으로 머무는 경우예요. 그래서 주민에게 민원인으로 남지 말자고 항상 이야기를 하죠. 그러면서 관계를 쌓기 위해서 함께 어울려 놀고 친해지는 시간을 많이 가져요. 어느 날은 한 주민이 저한테 그런 얘길 하시더라고요. 현장지원센터가 말하는 도시재생이 이런 거였냐고, 이런 거라면 적극적으로 함께하고 싶다고요. 주민에게 너무 사업에 집중하기보다는 관계와 공동체가 어떻게 지속 가능할지를 함께 고민해 달라고 말해요. 그리고 교수님께서 전문가 그룹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셨는데, 그 이야기에 정말 공감해요. 전문가, 행정, 주민집단, 현장지원센터 등 다양한 인력이 필요해요. 하지만 행정, 주민, 전문가 이 세 주체가 바로 서야 하고, 역할 나눔이 정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걸 명확히 하지 않으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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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의도적 노력이 아니더라도 ‘이촌향도’가 ‘이도향촌’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벌어지진 않을까요? 일본 역시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이런 현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난 것으로 아는데요.>

 

전영훈 : 대부분의 사람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에요. 시골에서도 생활SOC(국민 생활 편익 증진시설 및 삶의 기본 전제가 되는 안전시설 등)가 충분히 잘 갖춰지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골에 공간이 생기고, 함께할 이유 등이 만들어진다면 충분히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코로나19가 밀집 현상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보여 준 사례라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분들은 이도향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은정 : 저는 아직 젊어서 그런지, 시골에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제가 도시 농업 관련해서도 활동을 하는데, 그건 좋거든요. 그런데 지금 저보고 시골로 가라고 하면 그건 쉽지 않을 거 같아요.

 

박종선 : 저는 지금까지 쭉 단독 주택에 살았는데, 오히려 은퇴하면 주상복합에 살고 싶다고 생각해요. 나이를 먹으면 아무래도 활동이 힘들어지니까, 반대로 도시 한복판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있죠. 

 

전영훈 : 독일은 인구 백만 명이 넘는 도시를 잘 만들려고 하지 않아요. 사람이 많아지면, 그만큼 문제점이 늘어나기 때문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유럽과 같은 현상을 퍼트리면 좋겠어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소도시부터 살만한 곳이 되기 시작하면 농촌도 언젠가 그렇게 되지 않을까요. 

 

박찬희 :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도시 자체 오염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잖아요. 사실 코로나19는 사태가 언젠가는 끝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이도향촌 현상이 일어날 거 같단 생각은 들지 않아요. 저는 시골은 좀 지키자는 마음이에요. 적절한 분산은 당연히 좋겠죠. 시골에는 살기 좋게 인프라 시설을 갖추고, 도시는 풍경이 적절하게 섞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사는 마을이 바뀌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우리 삶의 방식이 바뀌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현재 도시재생에 다섯 가지 유형을 설정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문화도시 같은 경우도 공모를 진행하면서 이러한 방식으로 유형을 설정하거든요. 지역이나 도시마다 상황이 다르기 마련인데 유형을 설정해 공모사업을 진행하면, 지역 여건과 상관없이 획일화될 가능성이 크잖아요. 기대한 성과도 얻기 어렵고요. 지역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이런 획일성에 대해서도 코로나19가 문제를 제기했다고 생각해요.>

 

박종선 : 시험을 보는 입장에서 보면 공모에 맞추려고 할 수밖에 없죠. 주민의 꿈이나 비전은 담기가 쉽지 않아요. 현실에만 집중하게 되죠. 재생한 공간에 가 보면 사실 지속 가능하지 않은 경우가 많잖아요. 그 이유가 오늘만 분석해서 오늘에 맞는 것만 제시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다음에 할 것을 준비할 여력이 부족해요. 저희도 그런 부분에 부딪혀서 다르게 접근해 이야기했더니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더라고요.

<요즘 ‘문화, 예술’이라는 열쇳말을 가지고 재생을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은데, 문화·예술은 융·복합이 기본이잖아요.>

 

박종선 : 그렇죠. 처음에 고민했던 부분도 이 부분이에요. 교수님께서 경제 전문가 이야기를 하셨는데,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협동조합이 경제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경제력을 확보해 주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시작한 거죠. 주민이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면, 탄력을 받아서 더욱 창의적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준비를 위한 역량 강화 프로그램 등의 지원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은 잘 인정해 주지 않는 거 같더라고요.

 

박찬희 : 획일화된 유형 그 자체보다도 그 유형에 따라서 제시하는 성과지표에 더 문제가 있지요. 그 지표에 맞게 결과물을 도출해야 하는 현실이 더 획일화를 조장한다고 생각해요. 

 

<정림동 지역은 지금 한창 도시재생 뉴딜사업 준비하고 있잖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답답하진 않으세요?>

 

김은정 : 저희는 지금 일반근린형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서 주민협의체에 상인분들 70여 명이 갑자기 들어오셔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셨죠. 그래서 얼마 전에 주민이 다시 모여서 이제까지 추진한 상황과 방향성을 짚어 가는 시간을 가졌거든요. 지금은 최종 선정이 목표이기 때문에 기존에 추진하던 방향대로 일단은 따라가는 방법밖에는 없는 거 같아요.

 

박찬희 : 선정과 관련해서 재밌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요. 소규모 도시재생사업을 공모한 지역이 있었어요. 주체가 되는 주민이 누가 보아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계획서를 작성해서 냈는데 두 번이나 떨어진 거예요. 그런데 행정에서 요구하는 대로 해서 냈더니, 세 번째에 선정됐다고 하더라고요. 공모 형식 절차에 맞게 서류를 제출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전영훈 : 처음 도시재생을 시작하는 곳은 획일적인 방법이 오히려 편할 수도 있어요. 획일성을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간판 바꾸기인데요. 한 회사에서 간판을 하다 보니까, 디자인을 다 똑같이 해서 재밌는 상황이 벌어지잖아요. 획일성에서 나타나는 상황이죠. 이걸 빨리 바꿔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민간에서 먼저 바꿔 주길 요구해야 하죠. 그런데 그러기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주민 주체역량이 떨어지고, 그곳에서 일할 수 있는 전문가 인력이 부족하죠.

 

<균특예산처럼 도시재생 예산 자체를 지방으로 내려보내서 그 예산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특성에 맞게 도시재생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건 어려울까요?>

 

박종선 : 그렇게 되면 이념적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있어요. 

 

전영훈 : 항상 대전은 다른 지역을 벤치마킹하는데요. 서울이 현재 성공한 사례를 많이 만들어 냈어요. 아무래도 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요. 그 성과를 거울삼아서 광역시 단위나 광역기초단체 단위로 도시재생 예산을 내려보내고 공모 자체를 각 지자체가 여건에 맞게 진행하면 더 다양한 색깔이 만들어질 것 같은데요.>

 

전영훈 : 그래서 지금도 광역에서 세 개 유형을 심사하긴 하거든요. 심사를 나가면 보통 심사기준을 줘요. 그럼 심사위원 입장에선 제출한 서류가 평가 기준에 맞는지 물어볼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니까 특별한 것이 선정되긴 아무래도 어렵죠. 완전한 자유를 주지 않으면 획일성은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대전에서 과연 자유를 원할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런 식으로 기획에 완전 자율성을 주면, 주민도 힘들어할까요?>

 

박찬희 : 처음에는 당연히 힘들어하겠죠. 하지만 치고 나오는 마을이 있을 거예요. 

 

박종선 : 획일화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듣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공동체가 살기 위해선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필요하잖아요. 전문가에게 요청하면 어느 정도 해결은 되는 거 같더라고요. 구에 있는 행정협의회를 찾아가서 우리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묻고, 요구할 부분은 요구하기도 했어요.

 

박찬희 : 획일성을 탈피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하드웨어사업은 물론이고, 주민역량 강화도 어느 정도 획일적이긴 하지만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거든요. 줌바댄스 같은 경우도 처음에는 굉장히 비판받았어요. 너희가 무슨 문화센터냐고요. 그런데 활동을 통해서 주민역량이 강화되고, 관계성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나니까 받아들여지기도 하더라고요. 

 

전영훈 : 저는 도시재생에서 획일성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걸 오늘 이 자리에서 처음 들었어요. 그거는 사실 굉장히 중요한 문제거든요. 이러한 인식이 발현되면 결국 받아들일 거 같단 생각이 들어요. 대전은 빠르면 5년, 길면 10년 정도 걸릴 거 같네요. 안 되진 않더라고요. 획일성에 관한 문제 제기가 있다는 사실은 무척 긍정적이에요. 

 

<서울에서 진행한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벤치마킹한 사례가 많지만, 문제는 서울과 지역의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거겠죠. 자율성을 주면, 지역다움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는 있어요. 다음으론 ‘밀집’의 중심 키워드인 ‘도시’라는 특성상 전염성 질병에 훨씬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도시재생이라는 방법을 가지고 이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박찬희 : 도시 삶의 방식이 바뀌어야 하는 거 같아요. 도시재생에서 충분히 가능한 부분이 있다고 봐요. 우선 도시재생사업 지역을 너무 크게 잡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마을 생활권 단위를 어떻게 정할지부터 시작해서 마을 안에서 얼마나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해야죠. 마을을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재미있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상상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야 하고요. 물리적인 거리두기와 동시에 그 안에서 사회적인 관계를 해치지 않는 교차점도 찾아야 해요. 커뮤니티 케어에 관한 고민이 필요하죠. 마을 안에 상권이 너무 획일화되었다면 커뮤니티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실질적인 고민을 하면 우리가 바라는 진정한 도시재생이 되지 않을까요. 

 

박종선 : 그렇다면 너무 단위가 작지 않을까요? 너무 단위가 작으면, 수익을 창출하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어렵잖아요. 

 

박찬희 : 저는 도시재생의 성과 중 하나로 상권 활성화를 이야기하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간판 정비사업도 많이 하는데, 간판 정비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아요. 그래서 주민에게 상권 활성화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죠. 주민끼리 합의를 봐야 할 거 같아요. 저희 마을 주민은 마을에 애정을 가지고 계신 분이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너무 장사 잘되는 걸 바라지 않고 여기에서 먹고살 수 있을 정도만 벌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거든요. 

 

박종선 참여자

 

<저는 이번 코로나19를 보면서 학교가 쪼개져야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했어요. 한 학년에 15명 내외의 아이들로 학교를 구성하고, 마을 안에서 종합적인 커뮤니티 케어를 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금처럼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졌을 때, 마을이 스스로 대안을 마련하고 모색하면서 이겨 나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론 재생의 형태가 도시를 마을 단위로 해체하는 방식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박종선 : 도시라는 게 밀집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거잖아요. 밀집이 결국 우리를 여기까지 끌고 왔단 말이에요.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죠. 그런데 부정적인 면이 나타났다고 해서 밀집을 해체하는 건 무리가 있어요. 

 

박찬희 : 대기업은 코로나19를 대비해서 분명 더 스마트해지고, 그에 맞는 상품을 내놓을 거예요. 그런데 이건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드는 형태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마을 안에서 더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제적인 부분도 그래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IMF 때 외국 자본을 들여서 문제를 해결했잖아요. 그런데 어떤 나라는 블록경제로 IMF를 극복했다고 하더라고요. 경제를 마을 단위로 쪼갠 거죠. 경제를 이야기한다면, 더 마을 단위로 가야 근본적으로 촘촘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전영훈 : 도시의 밀집이 형성되고 어느 정도 같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결정된 것이 의도한 일은 아니에요. 이게 무조건 작아진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커진다고 나쁘다고 이야기하기가 어려워요. 예를 들어, 차가 많은데 주차장이 없다면, 주차장을 만들면 그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아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차를 없애야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우리가 생각했던 방식으론 해결할 수 없어요. 그렇다면 이제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거죠.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알려 준 건 4차산업 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거예요. 도시재생과 4차산업을 연결해야 한다고 봐요. 마을을 이전보다 스마트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요. 4차산업 전문가들이 마을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마을에 차가 30% 정도만 빠져도 주차 문제는 해결되거든요. 카쉐어링을 하면 가능하겠죠. 이건 4차산업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일이에요. 요즘 이런 4차산업 기술을 도시재생에 접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상상하는 건 그런 거였어요. 예를 들면, 마을에 공유 오피스 건물을 짓는 거예요. 이 오피스 건물에는 면대면으로 일하지 않아도 되는 직종을 가진 사람들이 출근하는 거죠. 자기가 사는 마을에서 일하기 때문에 이동을 위한 차가 필요하지 않을 거고, 마을 안에서 블록경제가 가능하도록 조건을 만들어 주지 않을까요?>

 

전영훈 : 그럴 수 있죠. 그렇게 되면 마을 안에 젊은 세대도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될 거고요. 아니면 행복주택을 지을 때, 공용공간을 따로 만들어서 그 공간을 오피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저는 그걸 마을 단위에서 4차산업이나 대안적 기술과 접목해서 테스트 베드를 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요.>

 

전영훈 : 우리나라에서 테스트 베드를 하려면 굉장한 결심이 필요해요. 국토교통부도 스마트재생기술을 이야기하면서 정보통신부와 소통하는 데 어려움을 느낄 거예요. 공적 예산을 사용하면서 실패를 전제로 한 테스트 베드를 운용하는 건 쉽지 않죠.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역량 강화사업비 등을 이용해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찬희 : 지금 스마트 도시를 이야기했는데, 마을에 사는 주민으로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은정 :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라 그런지 기대감도 있지만 두려움도 생겨요. 새로운 기술을 주민이 잘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죠. 기계는 아무래도 소모품이잖아요. 고장 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방치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고요.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그것도 결국 마을의 새로운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박종선 : 우리 마을 주민은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더라고요. 우리 마을도 주차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요. 해결책을 고민하다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려고 했거든요.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선 개인정보를 어느 정도 수집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더라고요.

 

박찬희 : 도시재생 안에 스마트 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가 있어야 하지만 공동체나 마을의 이해 없이는 스마트 역시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해요. 현재 도시재생 관련한 전문가들은 주민을 만나지 않고 자기 전문성 안에서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거든요. 

 

<말씀을 들으며 주민이 자율적 주도성을 가지고, 필요한 곳에 전문가의 전문성을 적절하게 끌어다 함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해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바라보면서, 삶에 실제로 영향을 끼치거나 결과물을 낼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협치가 이루어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시재생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사회적 경제, 주민자치, 공동체 운동, 자원봉사 활동 등을 논의하는 시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도시재생이 한 영역이었다면, 이제 어떤 도시에서는 도시재생이 나머지 영역을 포괄하면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전영훈 : 도시는 굉장한 복합체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가 함께 들어와서 해결해야 합니다. 도시재생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여러 요인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하고 그래야 성공적인 도시재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도시개발은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가 도시를 개발만 하면 안 되거든요. 이제는 관리라는 개념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개발하지 않고 관리만 할 순 없지만, 관리가 함께 가야 합니다. 얼마 전에 대전시도 총괄 및 공공건축가 제도를 도입해서 총괄건축가를 선정했잖아요. 방향 자체는 그렇게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가기 위해선 칸막이 행정이 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박종선 : 제 생각에 칸막이 행정을 무너뜨리는 건 결국 주민 조직이라고 봐요. 저희는 이걸 해결하기 위해서 구에 있는 중간지원조직 워크숍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어요. 그래서 마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했죠. 기부 물품, 사회공헌 프로그램 등 주민의 요구가 많았던 부분을 계속해서 요청했어요. 그러니까 이후에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이렇게 끊임없이 요청 사항을 이야기해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게 칸막이를 완화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은정 : 그렇게 되면 굉장히 멋질 것 같아요. 주민이 고민하고 불편했던 부분을 빠르게 보완하고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네요. 보통 소통을 하지 못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거든요. 시설은 예쁘게 만들어 놓을 수는 있지만, 이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잖아요. 소통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동체를 만들고 그 공동체들을 또 같이 연결해서 함께 가는 방향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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