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만나러 갑니다 '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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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타슈~'

by 토마토쥔장 2021.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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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만나러 갑니다 '타슈~'

글·사진 박미가

 

대전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이용해 봤거나, 들어 봤을 이름. '타슈~'(이하 타슈). 타슈는 언제나, 어디서나, 자유롭게 자전거를 이용하여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대전 시민을 위한 녹색 대중교통 수단으로 운영하는 자전거 대여제다. ‘타슈’라는 명칭은 우리 충청도 고유의 사투리로 약간 길게 부르면 자연스럽게 웃음이 배어나는 정겨운 이름이다. 사실 타슈는 우리나라 대도시 공유 자전거계의 원조다. 2008년 시민 공용자전거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2009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함께 무인대여시스템을 개발하고 도입했다. 지금은 공유 자전거를 전국 도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대부분이 대전의 타슈 시스템을 본보기로 삼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타슈는 탄탄한 자체 기반 시설과 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운영되고 있다.

 

<타슈의 모든 것>

이런 타슈 시스템이 궁금해졌다. 타슈 자전거들은 수거되어 어디에서 모여지며, 누가 이 자전거를 수리하고, 누가 다시 갖다 놓을까? 이런 사소하지만 계속 머릿속에 떠오르는 궁금증은 분명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보았다. 타슈를 수거하고, 수리하고, 관리하는 모든 사람을 '타슈 관제센터' 안에서 만날 수 있었다. '타슈 관제센터'는 갑천이 보이는 대전시설관리공단 내에 자리 잡고 있다. 내부에는 행정 사무실, 정비실, 세척실, 콜센터 등 모든 타슈 운영에 필요한 시설이 조화롭게 모여 있었다.

사무실 안에서 타슈 관리팀 최형찬 씨를 만나 타슈 자전거 관리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자동차도 엔진오일 교체 주기가 있듯이 타슈도 예방 차원에서 교체 주기가 있어요. 그런데 타슈는 주기에 맞춰서만 점검하는 게 아니라 매일 점검해요. 재배치 담당하시는 분들이 하루에 두 번씩 순회 하세요. 가서 하나씩 다 확인하고 페달도 밟아 보고, 더러워진 것은 닦고, 타이어 바람도 확인해 봅니다. 그러다가 문제가 있는 자전거가 있으면 수거를 해요. 대부분 80% 이상 이런 방식으로 수거가 되고요. 일괄적으로 정해진 자전거를 한 번에 수거하기도 합니다. 고장 신고가 간혹 들어오기도 하지만, 직접 순회하며 확인하고 수거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 자전거가 1년에 평균적으로 3.5회 정도 들어와서 수리가 돼서 나가요.”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순회, 점검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타슈는 자전거 수거, 수리 재배치 등 모두 관제센터 자체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일 두 번씩 점검을 도는 재배치 차량(1t)이 7대, 회수 차량(2.5t) 1대, 순찰 차량(승합차) 1대, 이동정비 차량 1대가 있다. 그중 대부분의 순회, 수거를 담당하는 재배치 차량 7대는 3교대로 총 스물 한 명의 재배치 담당자가 근무하고 있다.

 

이어서 자전거 순회 방식에 대해 설명하던 최형찬 씨는 직접 보는 것이 좋겠다며, 사무실 바로 옆에 있는 입고 센터로 나를 안내했다.

 

“먼저 재배치 차량 순회를 하다가 고장 난 자전거를 발견합니다. 그럼 고장 난 자전거를 수거하여 센터로 입고합니다. 입고하면 정비실에서 자전거를 수리합니다. 수리가 완료되면 자전거를 세척하고 마지막으로 소독을 합니다. 이걸 다시 재배치 차량에 탑승 시켜 출고를 합니다. 그리고 재배치 차량이 다시 순회 하며 자전거를 배치해 놓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는 거죠”

 

최형찬 씨는 나와 함께 센터 곳곳을 걸으며 자전거 입고와 출고, 재배치의 전체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타슈 관제센터'의 모든 부서가 균형 있게 잘 소통하며 운영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먼저 입고 센터에 줄지어 세워진 타슈 자전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재배치 차량에서 자전거를 내려 센터에 입고하는 걸 보니, 병원의 응급실 모습이 떠올랐다. 바퀴 터진 자전거, 배터리가 다 된 자전거 등 여기저기 아픈 자전거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자전거 앞 바구니에 하얀색 종이가 한 장씩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종이에는 각 자전거의 문제가 무엇인지 확인 할 수 있는 정보가 적혀 있었다. 자전거는 저마다 다른 이유가 적힌 종이를 한 장씩 품고 정비실로 들어간다. 정비실의 수리 담당자는 종이를 보고 자전거의 문제점을 확인해서 정확한 수리 작업을 한다.

 

정비실에서 김국천 씨가 연장을 이용해 능숙하게 자전거 타이어를 고치고 있었다. 의사가 수술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수술이 끝난 자전거는 뒤편 세척실로 이동한다. 고장 난 곳을 모두 고쳐 튼튼한 몸이 되었으니, 이제 단장할 차례다.

자전거를 수리중인 김국천 씨

세척실에서는 자전거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소독한다. 마지막 몸단장까지 마친 자전거는 다시 건물을 돌아 출발선으로 돌아온다. 입고 센터 앞으로 긴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자전거들은 다시 재배치 차량에 탑승해 출고되어 나간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건물 한 바퀴를 함께 돈 최형찬 씨와 나는 다시 처음 그 자리, 재배치 차량 앞에 섰다. 재배치 차량에는 이제 다시 달릴 준비가 되어있는 타슈 자전거들이 가지런히 탑승해 있었다.

세척실에서 세척하는 모습

 

차량 뒤편에서 재배치 담당 오백진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저는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전 근무 조에서 일하고 있어요. 저는 대전에서 제일 바쁜 1구역 담당입니다. 시청, 만년동, 월평동, 연구단지, 카이스트, 충남대, 목원대, 한밭대까지 갑니다. 재배치 순회를 돌면서 바퀴, 체인 등 모두 확인하고, 고장 난 자전거를 수거합니다. 주로 배터리 문제, 공기압, 나사, 체인 등이 문제가 있거나, 교체 시기가 된 자전거를 수거해요. 요새는 미세먼지가 많아서 청소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어요.”

재배치 담당 오백진 씨

지난 10년간 타슈와 함께 일하고 있는 오백진 씨는 앞으로 더 좋아질 타슈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지금은 자전거 상태나 통신 상태가 미흡한 부분이 많아서 불편하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조금 있으면 훨씬 좋은 자전거와 시스템으로 바뀌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웃음)”

 

 

<타슈 버전 2.0>

전국적으로 민간 공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대전만 해도 8개 민간 업체가 약 1,800대의 공유 킥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타슈처럼 특정 장소에서만 대여, 반납이 가능한 시스템이 아닌, 아무 곳에서나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전동 킥보드 시스템은 사람들에게 더욱 편리하고 매력적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무차별적인 길거리 방치와 관리 소홀로 인해 사고를 유발하고,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동시에 대여, 반납이 자유롭게 가능한 시스템을 만든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타슈가 지금, 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타슈는 정해진 위치의 거치대를 사용해 대여, 반납하는 도크(dock) 형식의 시스템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 시스템에서 특정 거치대를 사용하지 않고도 반납이 가능한 도크리스(dock less) 방식의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해요. 보관소를 따로 두지 않는 거예요.

런데 전동킥보드처럼 아무데나 놓고 반납하는 시스템은 아니에요. 그런 방식은 문제가 생기죠. 타슈는 특별히 지정된 공간을 마련할거예요. 대신 지정된 전용 장소는 불편함이 없도록 많이 만들어 둘 거예요. 또한 거치대에 도킹하는 방식이 아닌 도크리스 방식으로, 지정된 장소에 잘 세워두기만 하면 돼요.

기존에 불편했던 많은 점이 올해 바뀌게 될 거예요. 그 중 가장 핵심이 바로 이 도크리스 방식입니다.”

 

이 도크리스 방식은 대여와 반납이 보다 자유로우면서, 자전거가 거리를 어지럽히거나 보행자에게 위협이 되고, 도시 경관을 해치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 사용자는 편리하게 스마트폰을 이용해 가까운 곳에서 자전거를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다. 지정된 공간은 별도의 거치대나 기계가 설치되지 않음으로 더 많은 곳에 제공될 수 있다. 이렇게 도크리스 방식으로 타슈는 어디서나 대여와 반납이 가능한 시스템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했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 유성권, 둔산권 42개 대여소 400개 자전거가 도크리스 시스템으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타슈2의 반납 방법

<우리 모두 타슈~>

'타슈 자전거는 어디서 관리될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 방문한 대전시설관리공단 '타슈 관제센터'. 이곳에는 타슈를 위해 밤낮으로 뛰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타슈가 어떻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끊임없이 발전하고, 시민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공영자전거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금도 바쁘게 달리고 있는 '타슈 관제센터'의 모든 분들을 응원하면서 앞으로 타슈가 만들어갈 더 살기 좋은 대전, 더 재미있는 대전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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