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사회문제를 발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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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예술로 사회문제를 발언하다

by 토마토쥔장 2021.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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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사회문제를 발언하다

부산 시각예술공간, 공간 힘 – Space Heem

 

김은혜(팀 하고재비) 사진 공간 힘

 

들어가며,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뒤편의 오래된 동네. 고즈넉한 주택가, 골목슈퍼, 분식집, 식료품 가게, 동네 밥집이 보이는 정겨운 골목. “**교회” 간판이 걸린 어느 건물, 도저히 미술 전시가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바로 그 곳에 공간 힘이 있다. 평소엔 주민들만 오가는 길목에 위치한 그 곳, 주위의 풍경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뿜어내는 그 곳은 1년 365일 예술전시와 강연이 이루어지는 부산의 대표적인 시각예술공간 중 하나다.

 2002년 개관한 부산지역 대표 시각예술공간인 ‘대안공간 반디’가 내·외적 요인으로 2011년 문을 닫게 되고, 부산 지역 미술계의 활동에 결핍과 공백이 생기게 된다. 공간 힘은 이러한  침묵의 시간을 깨고자 부산의 청년 예술인들이 야심차게 문을 연 공간이다. 부산 지역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진보적 미술문화 형성을 이끌어온 1999년 대안공간 섬, 2002년 대안공간 반디의 맥을 이은 공간 힘은 지역미술의 한계를 깨고 다양한 시도를 함으로써 부산 미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부산에도 다양한 예술공간이 있지만, 공간 힘은 이들과 구별되는 특유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예술을 통한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공간 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옥상의 정치-벼랑의 삶, 벼랑의 사유>

 예술정치공간을 지향하는 공간 힘 

 지난 2014년 <옥상의 정치 – 벼랑의 삶, 벼랑의 사유>를 첫 기획전으로 개관한 공간 힘은 사회문제에 대해 예술로 사유하고 발화할 수 있다는 비전을 기치로 전시, 세미나, 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주로 사회 내부에 존재하고 있지만 가시화되지 않은 것들을 예민하게 포착하거나 현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작업하는 작가, 기획자들과 협업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 힘의 지향점은 개관 이래 진행해온 전시와 강연 등의 주제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예로 개관 기획전 <옥상의 정치 – 벼랑의 삶, 벼랑의 사유>에서는 ‘옥상’이 지니는 장소적 특성과 함께 용산 4구역 철거현장 화재사건, 밀양 송전탑 사건, 쌍용차 사태 등 현재를 관통하는 정치적 문제와 더불어 대학진학, 청년실업, 노인문제 등 오늘날 각 세대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들을 전시했다. 또한 예술과 철학을 통해 한국정치의 현실을 통찰하는 <보수주의 정치이론의 기원> 강연처럼 예술과 미학, 그리고 철학을 주제로 기획한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 사회의 이슈를 조망하는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공간 힘의 전시 프로그램

 공간 힘은 개관 이래 사회·정치적 이슈를 포착하는 전시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개관전시를 비롯, 사회와 개인의 관계 속의 감각을 고찰하는 <시체 옆 선 자들>(2020, 참여작가 – 박자현, 신정균, 이가람, 장서영), 공권력에 저항하는 평택, 군산, 그리고 밀양과 제주의 시민들의 목소리를 포착한 <여섯 번의 밤, 사라진 말들>(2020, 이재각) 등 최근 한국의 사회·정치적 이슈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는 사회적 현상들을 때로는 비판적으로 때로는 중립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를 열고 있다. 

 이 밖에도 오키나와, 타이난 등 해외 도시들과 협력한 교류 전시, 공간 힘 전시를 국내 타 도시에 소개하는 순회 전시를 통해 지역 내 예술 담론의 경계를 확장하고 또 새로운 담론을 형성하고자 노력한다. 

<여섯 번의 밤, 사라진 말들>, 이재각
<산주검>

<아카이빙, 수평을 이루는 방법>
2019 아티스트 워크샵

공간 힘의 강연프로그램

 공간 힘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아마 강연일 것이다. 공간 힘에서는 매 전시마다 이루어지는 작가와의 대화뿐만 아니라, 예술, 미학, 철학, 정치, 사회 등 다양한 주제로 심도 있는 강연이 이루어진다. 뿐만 아니라 공간 힘은 (예비) 작가, 큐레이터를 대상으로 현장, 실무, 이론적 이야기를 나누는 <아티스트 워크샵>, 건물 옥상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루프탑 스크리닝> 행사처럼 단순히 예술을 개인적인 감상의 경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강연을 기획하고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일반인, 예술을 업으로 삼고 있거나 꿈꾸고 있는 모든 이들과 함께 지성의 공론장을 만들어나가는 공간 힘의 노력이 돋보인다.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벌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은 부산의 영상예술의 활성화를 위해 2004년부터 진행해온 행사로, 부산 대안공간 반디에 의해 2007년까지 개최되다 이후 독립적인 단체로 출범하여 2014년 11회까지 개최되었다. 그 후 약 2년간의 공백을 끊고, 영상예술의 저변확대와 활성화를 목적으로 2017년부터 재개하여 그 명맥을 잇고 있다. 2019년에는 내부적인 사정으로 한 회를 쉬었지만, 올 해부터 다시 페스티벌이 개최될 예정이다. 공간 힘에서의 3번째 페스티벌인 것이다.

 부산국제비디오아트페스티발의 개최 목적은 작품 공모를 통해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영상예술 작가들을 지원하며 영상예술의 저변을 넓히는데 있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큐레이션을 통해 국내외 영상예술작품을 초청하여 상영함으로써 국내외 동시대 영상예술의 흐름과 지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전시를 구성한다.

 페스티벌은 매년 주제를 선정하여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2017년에는 <10월, 세계의 어둠을 걷는 자들>을 주제로 사회의 어두운 면에 있는 자들, 즉 사회적 소수자들을 조명하는 비디오아트 20작품(초청 12작품, 선정 2작품, 경쟁 8작품)을 선보이고 2회의 강연을 진행하였다. 2018년에는 <인체측정학: 반복과 실패를 위한>을 주제로, 신체 그리고 행위들이 어떻게 영상매체를 통해 가시화되고 맥락화되는지를 살펴보았으며, 총 19작품(초청 10작품, 선정 3작품, 경쟁 6작품)을 소개하고 5회의 강연을 진행하였다.

 

 

마치며,

 공간 힘이 개관한지도 벌써 6년이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30회 이상의 전시와 강연을 포함한 15회 이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공간 힘은 예술을 통한 사회참여적 목소리를 내는 작가를 발굴하여 이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예술을 사랑하는 일반인들, 예술가와 예술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교육과 네트워킹 기회를 마련해왔다.   공간 힘은 부산의 예술문화 폭을 확장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으며 이는 이들의 활동이 단순히 미술 전시 공간을 넘어 공공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뜻한다. 지금까지 공간 힘의 대부분의 전시와 강연, 그리고 부산비디오아트페스티발은 공공의 지원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해를 지날수록 지원의 범위가 계속 축소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공공성을 띠는 공간이 과거의 사례처럼 문을 닫지 않도록, 정부·지자체와 동료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월간토마토 vol.159

 

공간 힘

주소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미로50번가길 3 4(세미나&아카이브 룸지하(전시장)

운영시간 11:00 – 19:30 매주 월요일, 공휴일 휴관

홈페이지  http://www.spacehee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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