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타고 여행가자! - 금강부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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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택시타고 여행가자! - 금강부릉이

by 토마토쥔장 2021.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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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여행을 부탁해 - 금강부릉이

글·사진 박은진

 

 

 대전시는 2월 1일 ‘대전 관광택시 발대식’을 갖고 관광택시 ‘금강부릉이’ 운영을 시작했다.

금강부릉이는 최대 4인으로 한 팀을 구성하면 한 명의 택시 기사를 매칭하여 관광객이 정한 코스를 돌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사전 예약은 필수다. 금강부릉이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는 택시 기사 프로필과 여행 추천 코스를 볼 수 있다. 출발 장소, 시간, 여행지 그리고 차종도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금강부릉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2017년부터 시작해 5년간 진행하는 핵심 관광지 육성 사업으로 진행한다.〈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이라고 이름 붙인 이 사업은 전국을 10개의 권 역으로 묶어 10개 테마를 만들고 각 권역에 있는 3~4개 지방자치단체는 지역 특색 관광명소 를 개선·연계한다.

 

 대전은 9권역에 속해 ‘금강역사여행’을 테마로 공주, 부여, 익산과 공동 운영한다. 네 지자 체는 금강 물줄기를 따라 연결된 지역이다. 전북에서 발원한 금강은 충청도를 가로질러 서해안으로 흘러간다. 삼국 시대에 백제가 금강을 중심으로 발전해 지금까지 그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는 곳이다.

 

금강부릉이는 익산시의 주관으로, 익산문화관광재단에서 전체적인 시스템 구성과 운영을 하고 대전시에서는 관광 마케팅과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금강부릉이 조용덕 기사

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빨간 가디건과 차콜 중절모를 쓴 조용덕 기사는 차에서 내려 반갑게 인사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때 픽업 장소를 월간토마토 사무실로 적었는데 예정보다 일찍 도착해 우리를 기다렸다.

 

“자~ 어디로 갈까요?”

 

“홈페이지에서 보고 온 코스가 있긴 한 데 혹시 기사님이 추천하실 곳이 있을까요?”

 

‘지역에서 거주하는 현지인 기사님이 알려 주는 맛집 탐방’, ‘구석구석 숨겨진 관광지를 안내해 주는 골목 여행’. 금강부릉이를 소개하는 문구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 20년은 대전을 돌아다녔는데 혹시 내가 미처 몰랐던 곳이 있을까 내심 기대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음.... 여기 보면 시에서 만들어 준 코스가 있거든요.여행자가 목적지를 딱 정해 놓지 않았다면 이 코스로 가는 것도 좋지요. 근 거리에 있는 여행지로 코스가 만들어져 있어 서 쭉 둘러보기 좋아요. 추천 여행지라.... 이 게조금애매한게, 한 군데만 가는 거면 혹시 모르는데 여러 군데를 보는코스로는 이동 시간이 어떻게 될 지 몰라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조용덕 기사는 처음엔 조금 당황한 듯하였으나 홈페이지에 있는 코스를 소개해 주었다.

 

“맛집을 추천해 달라할 때도 조금 어려움이 있어요. 제가 자주 가는 지역의 맛집은 알지만 그래도 아는 아니니까. 그래서 우리도 시에 건의했어요. 지역별로 맛집이 어디에 있는지, 메뉴얼처럼 만들어주면 좋겠다. 이것 말고도 관광택시 통해 예약하면 음식이 빨리 나온다던가 좋은 자리로 있다든가 하는 이점이 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죠. 건의했을 긍정적인 반응이었어요.”

 

 발대식에서 진행한 시범 운영을 빼고는 조용덕 기사에게 우리가 손님이었다. 완전히 시스템이 자리 잡기까지 시행착오가 필요한 듯했다. 금강부릉이는 기본 3시간에 5만 원이고 시간당 1만 5천 원으로 추가 할 수 있다. 코스와 이용 시간은 모두 택시 기사와 상의하면 된다. 취재에 동행한 장미선 기자와 나는 미리 홈페이지에서 보고 4코스로 가기로 했다. 국립대전현충원과 수통골을 거쳐 유림공원과 유성온천 족욕 체험장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익숙한 장소지만 여행을 작정하고 가본 적은 없었다. 동구에 있는 월간토마토 사무실에서 유성구의 현충원까지 이동 시간은 것으로 예상됐다. 우리가 부릉이는 골목에서 대전천동로로 진입해 달리기 시작했다. 이동 시간도 길겠다, 신나게 궁금한 것을 물어봤다.

 

 

2.

“부릉이 기사 선정을 개인사업자 중에서 했다고 들었어요. 그럼 기사님은 개인택시를 하면서 금강부릉이 운행도 같이하시는 건가요?”

 

“그렇죠. 금강부릉이 관광택시는 홈페이지 예약으로 손님을 매칭 받아도 따로 시에 내는 수수료가 없어요. 하지만 개인택시 운영할 때보다 시간당 수입이 적어 많이는 벌죠. 지금이야 코로나 때문에 택시 운영이 어려우니까 괜찮을 있는데 비용으로만 따지면 손해예요. 그러니 사납금도 내야 하는 법인 택시 운전사는 수가 없죠. 하루에 관광택시로 팀을 하기도 어렵거든요. 예약이 잡혀있는 날이면 이동 시간을 예측할 없어 예약 전에 개인택시 운영하기도 애매해요. 그래서 관광택시 지원자 중에 중도 포기한 사람도 있어요. 수익 알고 신청했는데 알고 보니 정돈 아니니까. 허허. 나름 봉사 정신을 갖고 하는 거죠.”

 

“듣고 보니 그러네요. 관광택시 기사로서 받는 혜택은 없나요?”

 

“네. 없어요. 하하하. 아, 이거. 옷(유니폼)이랑 모자! 이건 받았어요. 하하. 그래도 보람 있어요. 택시와 동시에 관광 서비스도 하는 거라 배우는 것도 있구요. 자기계발이 되는 거죠. 이걸 통해서 대전 와서 놀고 간다고 말씀해주시면 보람되죠.”

 

“기사님은 자주 가시는 관광지나 음식점 있나요?”

 

“음…. 앉아서 운전만 하면 몸이 약해져서 동춘당이랑 계족산 황톳길 자주 가요. 수통골도 산행하기 좋아요. 대전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없죠. 마산 하면 아구찜, 부산 하면 어디, 이렇게 지역 하면 떠오르는 관광지랑 음식점이 있는데 대전은 칼국수나 두부두루치기 정도? 그렇다 해도 그거 먹으려고 대전 오시는 분은 많지 않죠. 저도 다른 지역 사는 가족이 놀러 온다고 하면 막국수 집이나 이런 데를 알아보기는 하지만 그런 게 아쉽죠.”

 

 

3.

 어느새 국립대전현충원에 다다랐다. 학교 졸업사진 촬영이나 봉사 외에는 처음이다. 해도 맑게 떴고 하늘도 구름 없이 파랗다. 현충원이 더욱 숭고하게 느껴졌다. 여행을 겸해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신 기자의 조부모님에게 설맞이 성묘를 하기로 했다. 안내실 앞에 차를 세우고 들어가 위치를 조회했다. 그리고 맞은편 매점에서 제수 거리를 간단히 사기로 했다.

 

“어유, 추워요. 차 타고 가요!”

 

매점이 안내실 바로 건너편이라 걸어가려던 차에, 바깥 공기 쐬며 기다리던 조용덕 기사는 우리를 불러 세우고 도어 잠금을 해제했다. 덕분에 차로 빠르게 매점에 도착했다. 제수 거리를 차로 돌아오니, 그는 좌석에 대전 관광 랜드마크 마그네틱을 꺼내뒀다. 손바닥만 한 마그네틱이지만 오월드, 유성온천, 대동 하늘공원, 대청호, 한빛탑 등 대전 명소 아기자기 담겨있었다. 나름의 기념품을 받으니 정말 여행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 여행을 하다가 기념품을 받듯, 작은 규모의 관광 여행을 같았다. 그제야 운전석 뒤에 걸려있는 홍보물도 눈에 들어왔다. 마그네틱을 포함해 보관함에 있는 안내 책자와 홍보물은 대전트래블라운지에서 제공한 것이다. 필요하면 챙겨가라고 했다. 장 기자 조부모님은 최근에 현충원으로 이장하여 가장 꼭대기 묘역에 안장됐다. 올라가는 길에는 탱크와 비행기 보훈 장비가 전시되어 있었다.

 

 

 

“이 비행기는 국민 성금을 모아 샀던 것이에요. 지금은 이렇게 전시해 두었죠. 아이들이 보러 많이 오죠.”

 

위쪽에 올라오니 넓고 고요한 광장, 그리고 뒤로 현충문과 현충탑이 보였다.

“여기가 대통령 오거나 하는 행사 있을 피우는 곳이에요. 저기 보이죠? 향. 저쪽에는 최규하 대통령 묘가 있어요. 음 다른 같으면 사람이 은근 많은데 오늘은 명절 전이라 그런지 한산하네요.”

 

 조용덕 기사는 마치 명소의 가이드처럼 차를 타고 가는 중에 설명을 붙였다. 그도 매년 현충원에 성묘하러 방문 인구까지 대략 알고 있었다. 마디마디 뻗은 길을 따라가며 열과 횡을 반듯이 맞춘 비석이 슬쩍슬쩍 모습을 보였다. 전쟁의 희생을 기리는 광경에 괜스레 죄송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초등학생 처음 여기에 참전용사의 슬픔에 공감하려 애쓰고 마음 아파했던 기억도 났다. 만감이 교차하며 목적지에 도착했다.

 

 

“자, 여기 세울게요. 조상님께 인사 잘하고 오세요. 나는 잠깐 바람 쐬어야지.”

 

 나와 기자는 조부모님의 묘로 왔다. 장 기자가 떡과 쥐포를 꺼냈다. 나는 옆에서 술과 잔을 꺼내 비석 위에 올려놓았다. 장 기자만 대학 때문에 대전에 있고 다른 가족은 타지에 있어 매년 본인이 혼자 찾아온다고 했다. 매점에서 꽃을 사 왔는데 옆에는 이미 꽃이 꽂혀 있었다. 관리가 잘되고 있는 같은데 꽃은 길을 잃었다. 성묘로 현충원 방문은 처음인 나는 뒤에서 어찌할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장 기자도 새로 사 온 꽃을 어떻게 할지 몰라 잠시 서성이고 있을 뒤에서 조용덕 기사가 걸어와 먼저 있던 꽃을 빼고 꽃을 정리해 넣어주었다. 아까 달리는 안에서 손님에 맞춰서 눈치껏 돕기도 하고 빠지기도 한다는 그의 말이 생각났다.

 

 

4.

  차로 현충원을 한 바퀴 돌아보고 다음 코스인 수통골로 향했다. 가는 길에 한밭대학교가 보였다. 그 앞은 식당 개가 줄지어 있었다.

 

“여기서 한번 밥을 먹은 적이 있는데 대학가라 그런지 돈까스가 엄청 크더라고요.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문득 외곽 휴양지 식당은 비싸다고 들은 생각나 수통골 근처는 비싼지 물었다.

 

“아유,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옛날엔 그랬지. 요즘 그렇게 가격 올리면 인터넷에 올라와서 바로 망할걸요. 전에 다른 가족들이 대전에 와서 같이 수통골 근처에서 밥을 먹은 적이 있었는데 문어탕 시켜 먹었거든요. 여럿이서 먹었는데 그리 많이 나오지 않았어요. 맛도 가격도 괜찮아요.”

 

 수통골에 도착하니 차가 있었다. 전엔 식당이었던 곳에 병원이 생겼다. 잘 모르는 채로 와서 그런지 주변에 아는 것이 없었지만 조용덕 기사 말을 통해 수통골의 예전 모습이 그려졌다. 한 시간 정도 산행을 하면 볼거리가 있다고 했지만 산행하긴 어려울 같아 차를 타고 화산천을 둘러봤다. 천을 둘러보다 내친김에 차에서 내려 계단 따라 천으로 내려갔다. 눈이 아직 남아있어 갈대와 어우러진 풍경이 볼만했다. 산을 타야 것이 있겠다만은 오늘은 이 정도에서 기념  사진 남기는 것으로 만족했다. 나름 바람 쐬며 여행의 기분을 내어 좋았다.

 

 장 기자와 잠깐 풍경을 보고 차로 돌아오니 정오가 넘어 배고팠다. 돌아가는 데에도 시간이 걸릴 같아 점심으로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밥을 어디서 먹을까 십여 고민을 하다가 아까 조용덕 기사가 언급한 한밭대 돈까스집을 가보기로 했다. 수통골 들어올 식당이 즐비한 봤는데 화산천 좌우가 모두 카페와 식당이었다.

 

“여기 오리집도 유명하더라고요. 저기는 아까 말한 가족끼리 갔다는 곳이에요.”

조용덕 기사는 맛집 설명도 잊지 않았다.

 

 

5.

 “부대 둘, 돈까스 하나?”

점심식사를 한 돈까스집

 식당에 들어가자마자 종업원은 대뜸 물었다. 밖에서 몰랐는데 사람이 있었다. 세 명이 오는 경우 구성으로 많이 시키는 같다. 그대로 주문을 하고 앉아 한숨 돌리니 금방 음식이 나왔다. 공복으로 돌아다닌 터라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칠 쯤엔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금강부릉이 조용덕 기사

“맛 괜찮나요? 이정도 양에 가격이면 다른 관광객에게 추천해줘도 괜찮을까요?”

 

 조용덕 기사는 추후 관광객에게 소개할 음식점도 미리 고민하고 있었다. 취재를 미리 밝히고 여행을 시작한 터라 그는 우리에게 관광객의 입장에서 어떤지 자주 의견을 물었다. 물론 나도 평소보다 많은 질문을 했다. 나와 기자에게 묻는 말들로 관광택시 기사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충분히 느낄 있었다. 3시간이 안 되는 여행 동안 조용덕 기사와 부쩍 친해진 기분이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힘들 때도 있지만 배울 있는 게 있어서 좋아요. 새로운 손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동년배와는 다른 대화를 하게 되고 정보교환도 하지요. 택시의 묘미가 그런 같아요. 기대감이 있어요. 저도 택시를 시작하게 된 게 노후 때문에 늦기 전에 시작해서 적응하자 해서 거거든요. 마침 관광택시 공고가 떠서 될까 하고 신청을 해본 건데 이게 되더라구요? 하하. 어떻게 됐어. 기왕 했으니 영리 따지지 말고 하자 싶었죠.”

 

  3시간 여행을 하고 사무실에 돌아왔다. 관광택시 덕분에 자가용이 없어도 편하게 다녀왔다. 사무실 냉장고 옆면에 랜드마크 마그네틱을 붙여두었다.

 

“대전 관광택시 운영을 계기로 코로나19로 침체된 택시업계와 관광업계 모두 활력을 되찾길 바란다.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관광택시가 대전의 관광 명물이 되도록 힘쓰겠다.”

 

 금강부릉이 발대식에서 대전시 손철웅 문화체육관광국장이 말이다. 단체 모임이 어려워 여행도 소규모 권장하는 만큼 관광택시가 시기적절한 사업으로 보인다. 여행의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자체 관내 운영을 원칙으로 해 관광택시를 이용하면 우리 지역에서 경제 선순환 일어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광택시 기사에 대한 처우가 더욱 개선될 필요가 있다. 관광객을 택시 기사와 바로 연결해 준다는 것은 좋지만 부수적인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임에도 기존 운행보다 못한 가격으로 운영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불안하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도 택시 기사뿐 아니라 시민이 상생하려면 기사 인센티브제 등을 통한 시의 지원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은 5개년 사업으로 올해가 마지막 해다. 대전시 관광마케팅과 측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금강부릉이를 개선하여 지속할 있도록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 관광 활성화를 위해 많은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어떤 결과가 있을지 기대된다. 꾸준히 개선해 운영하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월간토마토 3월호 기사 中]

 

 

 

금강부릉이 홈페이지 www.ggtaxi.kr  

 

금강부릉이-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금강백제권역 통합관광택시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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