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하나뿐인 와인 - 아로니아 'NAKS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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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대전에 하나뿐인 와인 - 아로니아 'NAKSSIK'􏰇

by 토마토쥔장 2021.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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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하나뿐인 와인 - 아로니아 'NAKSSIK'

글·사진 장미선

 

 세계적으로 우수한 와인에는 한빛탑 로고를 부착한다. 대전광역시 대표 상징물인 한빛탑이 8년째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주요 산지에서 생산하는 와인 1,000여 종 병에 부착해 세계 와인 소비자들을 만난다. 이는 일명 ‘탑 마크 와인’으로 불리며 대전을 세계에 알리고, 와인을 고르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에게 품질을 보장하는 선택 기준으로 인정받았다.

 

 어떻게 한빛탑이 와인 품질의 상징이 됐을까. 이는 매년 하반기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와인페스티벌 ‘아시아와인트로피’ 덕분이다. 국제와인기구(OIV)가 공인한 유일한 아시아 지역 국제와인품평대회가 바로 아시아와인트로피인 것이다. 세계에서 모인 와인전문가는 OIV의 기준에 따라 까다롭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뛰어난 와인을 발굴한다. 그렇게 대회에서 입상한 와인만 한빛탑을 새긴 아시아와인트로피 스티커를 와인병에 부착하는 영광을 누린다.

 

 사람들은 와인에 붙인 한빛탑 로고를 보며 이제 대전을 와인의 도시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대전이 와인의 도시라고 불리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대전에는 와인을 제조하는 와이너리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대전에서 재배한 아로니아로 만든 와인이 있긴 하다. 이 와인을 만드는 영농법인 ‘낙식협동조합’이 대전에 있지만 와이너리는 충청남도 예산군에 두었다.

표지를 새로 디자인한 와인(좌), 초창기 버전 와인(우)

 

<대전와인 ‘NAKSSIK’, 그 시작>

 낙식은 즐거울 낙(樂), 심을 식(植)자로, 협동조합 이사 성기섭 씨 조부 이름이다. 즐거움을 심자는 뜻인데, 떨어질 낙, 먹을 식자로 ‘떨어진 것을 먹는구나’라고 오해하면 안 된다. 낙식협동조합의 첫 시작은 40대 남성 다섯 명이 노후준비를 위해 뭉치면서다. 성기섭 씨는 협동조합을 꾸리기 위해 10년 전부터 모든 걸 계획해 2020년에 낙식협동조합을 설립했다. 젊을 때 인프라를 구축해놓으면 나중에 은퇴해도 노후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그는 현재 청년들에게 노후에 대한 생각은 다들 한 번씩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10년 전 금탄동에 땅을 매입해 온갖 식물을 심어 봤어요. 아로니아를 비롯해 매실, 무화과, 사과, 살구 등 나무가 다 자랄 때까지 공들여 실험한 셈이에요. 그렇게 5년간 나무를 관리하면서 보니, 맛있는 과일은 새와 산짐승이 다 따먹더라고요. 그 중 살아남은 것이 바로 아로니아예요. 아로니아가 혈관개선 효능은 매우 탁월한데 결정적인 단점은 맛이 없다는 점이에요. 짐승도 안 먹는 과실이죠.”

 

 그가 아로니아 농사를 짓게 된 이유다. 아로니아는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크기 때문에 직장을 다니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이었다. 처음엔 수확물로 아로니아즙을 짜냈다. 그러나 특유의 떫은맛 때문에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그래서 그는 고민 끝에 와인으로 노선변경을 했다. 술을 담글 때 들어가는 설탕이 한몫했다. 술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아로니아의 떫은맛은 사라지고 당도가 높아져 Sweet와인 ‘NAKSSIK’이 탄생했다.

 

 

<‘NAKSSIK’ 주조장 예산 와이너리>

 대전에는 와인을 제조하는 와이너리가 없기 때문에 낙식협동조합은 충남 예산군에 있는 ㈜예산사과와인 은성농원 와이너리에 아로니아와인 주조를 위탁했다. 이곳에서 와인메이커이자 한국와인협회 회장인 정제민 씨가 직접 와인을 제조한다. 와이너리에 방문했을 때 정제민 회장에게서 직접 와인 제조과정에 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건물의 지하로 내려가자 엄청난 크기의 와이너리가 모습을 보였다. 알코올 발효부터 블랜딩, 숙성, 병입까지 모든 과정을 이곳에서 진행한다. 현재 과일이 열리지 않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제조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었다.

예산 와이너리 저온 저장고

 숙성고에는 숙성단계 와인이 가득했는데 신기하게도 참나무통에 담겨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오늘날 많은 와이너리가 깔끔하고 재사용이 가능한 스테인리스를 활용하여 숙성을 시킨다. 반면 이곳에서는 아직까지도 참나무통을 이용한다. 한 통에 100만 원 상당의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참나무통을 고집하는 이유는 참나무 향이 와인에 스며들어 더욱 깊은 맛을 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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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겹이 쌓인 참나무통에는 ‘3년 후 개봉’이라는 문구와 함께 다양한 사람이 사인을 했다. 그중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가 함께 제조한 와인의 숙성통도 눈에 띄었다. 2020년 5월에 방송한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을 촬영하면서 연구한 술이다. 대전와인 NAKSSIK 숙성통도 ‘2021년 2월 개봉’이라는 문구를 단 채 숙성과정에 있다. 이러면 설 전에 병입이 가능하다.

와인 숙성고
백종원의 와인고
허영만의 와인고

 

<대전와인이 딛는 새로운 발걸음>

 예산 와이너리에서 만난 한국와인협회 정제민 회장은 대전와인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전에서 와인페스티벌을 함으로써 지역의 문화 가치를 크게 올릴 수 있어요. 하지만 축제는 끝나버리면 남는 것이 없더라고요. 와인 한 방울 안 나오는 대전이 와인의 도시로 성장하기는 어렵죠. 그래서 대전에서 생산하는 NAKSSIK이 가치가 있는 겁니다. NAKSSIK이 잘 성장해 대전 내에서 양조할 수 있는 와이너리를 갖는다면 더 좋고요.”

 

 'NAKSSIK'은 대전 와인이라는 타이틀 아래 와인으로 지역을 홍보하기도 한다. 연암대학교 김곡미 교수와 디자인을 논하여 대전 5대 명소 소개글을 와인박스 왼편에 넣었다. 또한 로드스쿨협동조합에서 찍어낸 대전명소엽서를 함께 포장해서 보내기도 한다. 이에 성기섭 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와인을 외지로 보낼 땐 대전명소엽서를 꼭 끼워서 보내요. 사람들이 대전을 기억해야 대전와인도 기억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런 대전 홍보가 서로에게 윈윈효과를 불러온다고 봅니다.”

와인 증류 장치
금탄동에 위치한 아로니아 밭

 'NAKSSIK'을 출시한 것은 2020년 3월경이다. 출시 이후 아직 어디에도 선보이지 못했지만, 올해 열리는 국제와인페스티벌에서 처음 소비자를 만난다. 평이 좋다면 Sweet와인에 이어 Dry와인도 개발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 개최 이래 최초로 대전와인을 개시한다. 낙식협동조합이 벌이는 이런 시도가 한빛탑 로고와 더불어 대전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2021년 2월호 월간 토마토 기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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