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명동 폐합성수지 활용 열병합발전시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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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명동 폐합성수지 활용 열병합발전시설 논란

by 토마토쥔장 2021.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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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샘은

누가 와서 마셔야 하나

우명동 폐합성수지 활용 열병합발전시설 논란


글•사진 황훈주

월간토마토 vol. 171.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사람은 보는 만큼 안다고 하던가. 흑석동은 말로만 들어 봤지 직접 가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마 대전에서 못 갈 곳이 있겠냐 생각했지만 있었다. 버스 배차 간격만 65분. 갑천상류지다. 도롱뇽과 반딧불이가 있고 수달을 볼 수 있는 곳이라 하니 오히려 버스 배차 간격이 납득될 정도다. 들어갈 때는 운 좋게 친구 차를 얻어 탔지만 나올 때는 일부러 걸었다. 차가 없으니 걸을 수밖에. 하지만 걸을수록 참 예쁜 마을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을 건널 땐 혹시 모를 수달의 출현을 기다렸고, 논과 그 앞에 있는 경운기를 바라볼 땐 뭉클했다. 

갑천 상류지역

   그래도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리가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던가. 거리는 상대적인 거라 그 거리를 좁히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있다. 더 빨리 움직이고, 많이 움직이며 들어야 할 이야기가 있다. 우명동 폐합성수지 활용 열병합발전시설 이야기가 그랬다. 

 

 

 

1. 

   9월 16일. 오후 두 시, ‘기성동 열분해 가스화 에너지 시설 중계’가 있었다. 주요 내용은 한 민간업체가  갑천 상류 기성동에 발전소를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관저FM에서 시민 알 권리를 위해 유튜브를 통해 현장을 생중계했다. 유튜브 생중계는 자주 끊겼다. 워낙 산골 지역이라 데이터 통신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유튜브 생중계를 보며 알 수 있던 건 잘 준비된 설명회가 아니었다는 거다. 주민 몇몇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싶은 듯 설명회 중간중간에 나와 뭐라 항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설명회라 했지만 어떤 시설이 어떻게 들어와 어떤 유해물질이 나오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지, 그에 따른 대안은 무엇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그저 자주 들리는 말은 ‘믿어달라’와 ‘어떻게 믿냐’라는 말이었다. 유튜브를 보고서야 대전에 폐기물소각발전소 건설 계획이 있단 걸 처음 알았다. 

 

 

 

2. 

   이번 설명회 관련 내용을 들을 수 있는 전화번호 세 개를 얻었다. 이번 사안의 대책위원장인 유병주 씨와 통장협의회 회장 중 한 분, 마지막으로 벌곡면에 있는 이정구 씨다. 먼저 유병주 씨를 관저동 롯데마트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그가 맡은 대책위원회의 정확한 이름은 우명동 폐합성수지 활용 열병합발전시설 반대대책위원회다. 

유병주 대책위원장

   “이 업체는 2020년, 작년에 서구청에서 사업계획서가 반려된 적이 있어요. 반려 사유는 두 가지였죠.  환경 파괴도 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계획서 내용도 부실했거든요. 그게 작년 9월이에요. 그 후에 아무런 이야기 없다가 갑자기 올해 7월 28일에 주민 사업설명회를 하겠다고 통보가 온 거예요. 설명회도 사전에 충분히 홍보하지 않았죠. 또 설명회를 동사무소에서 진행한다고 했지만, 동사무소에선 대관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기성동에서 나고 자란, 지금도 부모님을 모시고 기성동에 사는 유병주 씨다. 그는 이 사업의 진정성에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환경 오염이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 시설이 마을에 들어오는 걸 좋아할 주민은 없다. 이땐 사업의 중요성과 환경 오염에 대한 대책 강구가 중요한 논의 주제다. 주민설명회가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현재 우명동에 들어오려는 업체는 충분한 주민설명회 준비도 없고, 주민과 협의 태도도 미심쩍다고 유병주 씨는 판단한다. 

   “7월 28일 설명회는 서구청에서 요구하는 주민 사업설명회가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주민에게 사업 설명을 하겠다는 태도가 아닌 그저 통과 의례, 요식 행위로 진행하는 태도였죠. 그래서 7월 20일부터 4차에 걸쳐 현수막을 설치하고 주민에게 어떤 시설이 들어오는지 알리기로 했어요. 그러니 사업설명회를 며칠 앞두고 찾아와서 보상금을 주겠다, 사업 일부를 변경하겠다고 말하더라고요. 이런 태도가 더욱 사업 진정성을 의심하게 했죠.” 

   업체는 현재 사업계획을 변경한 상태다. 유병주 씨는 사업체가 우명동에 들어오려는 이유 중 하나로 행정구역 경계에 사업 터를 선정하여 행정 사각지대를 이용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우명동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벌곡이다. 논산 소재지다. 

 

 

 

3. 

   7월 28일 주민 사업설명회는 무산되었다. 업체 측은 코로나 19로 인해 설명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후 9월 16일에 업체는 사업 일부를 변경하여 사업설명회를 진행하였다. 관저FM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성동 열분해 가스화 에너지 시설 중계’ 영상이 바로 그것이다. 사업에 관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자는 〈열분해 가스화 에너지 시설 _ 종합재활용업〉이다. 이 책자는 사업체에서 각 마을 통장에게 우편으로 배송했다. 사업명은 ‘우명동 열분해 가스화 에너지 시설’이며 위치는 대전광역시 서구 우명동 9-11 일대다. 위 계획서에 따르면 사업 배경 및 목적은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종합 재활용시설의 확보와 버려지는 폐자원을 활용한 전기 생산이다. 기존 2020년 대비 변경된 내용은 ‘폐기물소각 및 하수슬러지 처리시설’에서 ‘폐기물 소각을 통한 발전시설’이다. 기존 하수슬러지를 고형 연료화하려는 계획에서 열분해 시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으로 바뀌었다. 사업 변경 이유는 이번 사업 설명회에서 밝힌 바 있다. 

   “2020년 추진하던 하수슬러지 처리 시설은 주민 건강 및 환경 피해 우려가 커서 중단했습니다.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정부의 2050 탄소 중립 정책 기조에 따라 2025년 환경부 기준에 맞춰 폐플라스틱을 처리하는 사업입니다. 현존하는 일반 소각장과는 전혀 다른 시설로 환경 오염 우려가 전혀 없는 시설입니다.” 

   사업설명회 자료에서 밝히는 사업 내용은 ‘폐합성수지 등 가연 성폐기물을 파쇄, 선별하여 고형 연료 제품을 제조하고, 생산된 고형연료 제품을 자체 보일러 연료로 사용하는 에너지 회수시설’이다. 플라스틱 소각 시 나오는 유해 물질에 대해선 ‘열분해 연소시설은 대기오염물질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연소 기술’이며 허가 배출 기준 이내로 설계하여 환경기준치보다 훨씬 낮게 유해 물질을 배출할 예정이라고 한다. 

 

 

 

4. 

   평촌1리 마을회관 근처에서 통장협의회 통장 중 한 분을 만났다. 통장협의회는 현재 발전시설 핵심 피해지역으로 여겨지는 우명 2동, 우명 5동, 평촌 1~3동 통장이 모여있다. 이번에 만난 통장은 이 일로 마을 내에서 계속 잡음이 일어나는 것에 안타까워하며 익명으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보조금 받아서 환경 폐기물 처리시설 만드는 업체가 전국에 한둘이 아니에요. 그리고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죠. 그러니 사업체가 들어올 땐 신중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우리는 시작부터 계속 서로 전문가를 불러 각자 이익을 대변하는 주민설명회를 하자고 주장했어요. 하지만 아무런 답이 없다가 이번 설명회 때 갑자기 교수 한 명을 초빙해왔어요. 우리는 준비할 시간도 없었는데 말이죠.” 

   그는 나주시에 있는 SRF 열병합 발전소 사례를 들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700억 원을 투자해 만든 발전소다. 2019년 9월에 준공했지만, 시험 가동 과정에서 주민 반대로 인해 수년간 가동이 중단되었다. 공기업이 큰돈을 들여 만들어도 지역 내 진통이 심한데 어떤 회사인지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민간 업체가 주민과 소통도 잘 안 된다면 지역에서 찬성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주민을 이간질하려는 것 같아요. 지난 설명회 유인물을 보니 우명 1, 2, 5동에 피해 보상금 1억 원, 인근 지역 1억 원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피해 반경 주민은 사업을 반대할 테고 외곽 지역은 돈을 주면 좋아하겠죠.” 

   통장협의회는 현재 주민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기성동 주민은 총 3천 8백여 명 정도다. 현재 3천 명 정도 서명을 받았으니 주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상황이라 했다. 서구청에선 주민이 수용하지 않는다면 발전소를 허락하지 않겠단 입장이다. 

 

 

 

5. 

   (주)영하 에너지에 연락했다. 업체는 사업 관련 소개를 잘해줄 것이라며 김정희 대표 연락처를 보내 주었다. 

   “지금까진 폐기물을 단순히 매립 아니면 소각을 하였는데 이제 그러지 말고 폐기물 중에도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사용하자는 것이 지금 정부 정책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하려는 것도 이와 동일 선상에 있어요. 폐기물을 통해 열분해 발전을 하려는 거죠.” 

   그는 주민들 우려 중 하나인 갑천 상류 오염에 대해선 발전 시설 중 폐수가 발생하는 경우는 적으며 나오는 폐수는 전량 일반 폐수 처리업체를 통해 처리 예정이라 하였다. 이와 함께 현재 대전 유성구 금고동 위생매립장에서 생활 폐기물 처리는 가능하나 산업 폐기물 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시설이 대전 안에 없다고 밝히며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소통에 대해선 저희도 어려운 부분은 있어요. 이 사안을 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마을 대표단이 있으면 좋겠어요. 통장협의회, 부녀회, 노인회와 소통을 하다가도 갑자기 다른 곳에서 본인들이 이번 사안의 대표라고 하니 논의를 발전시키기 어렵죠. 뭔가 설명회를 만들려 해도 대화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문제예요.” 

   업체는 마을과 상생할 방법으로 발전 후 남은 스팀을 이용한 스마트 팜, 장학금 지원, 생산된 스팀 제공 등을 내걸었다. 

   (주)영하 에너지는 사업 추후 계획에 있어 주민과 어떻게 의견 차이를 좁힐지에 대해선 아직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했다. 현재 업체가 진행하는 열분해 가스화 에너지 시설은 재활용업에 포함되어 폐기물 관련법을 적용받지 않는다. 따라서 공청회, 도시 계획 심의, 소비자 영향평가는 면제 사항이다. 2020년 사업 계획에서 발전 방식을 바꾼 (주)영하 에너지는 아직 서구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진 않은 상태다. 사업 진행을 위해선 서구청의 적정 통보 후 환경부의 허가 여부가 필요한 상황이다. 

 

 

 

6. 

논산과 대전의 경계

   논산시 벌곡면에 있는 이정구 씨와 전화 통화를 했다. 현재 벌곡면에서 지내며 벌곡면 주민자치회장, 우명동 자원 순환시설 반대대책위원회 총무를 맡은 그였다. 

   “벌곡면은 현재 1,502명 주민 반대 서명을 받았어요. 이 서명 자료를 도지사, 논산시장, 논산 시의회 등에 보내 주민 반대 의사를 보였죠.” 

   벌곡면에서 가장 난감했던 건 우명동 바로 옆 지역이지만 행정구역상 대전에 포함되지 않아 발전소 건설에 반대 의견을 낼 수 없었다. 이것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재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원래는 발전소 건설에 벌곡면은 의견 내기 어려웠어요. 보상에서도 제외되고요. 하지만 권익위원회 심의 결과 환경 문제이니 행정 구역 기준이 아닌 환경 오염 피해 거리 기준으로 봐야 한다며 대전서구청에선 사업 검토 시 벌곡면 의견도 들어야 한다고 권고사항을 내렸어요.” 

   그는 업체가 사업도 자꾸 바꾸고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사업 실체는 결국 폐기물 소각으로 동일하다면서 우명동, 기성동 반대 추진위원회와 계속 상황 공유 중이라 밝혔다. 

 

 

 

7. 

사업 예정 부지

   “(주)영하 에너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로 두 가지 정도를 예상해요. 작년 겨울, 사업계획서가 반려되고 난 후에도 가계 약한 사업 부지를 실구매했어요. 이렇게 땅을 산 건 사업을 진행해도 좋고, 안 된다 해도 땅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실구매하지 않았나 싶어요. 또는 폐기물 사업을 한다고 하면 주변 땅값이 떨어지니 그때 다른 부지도 함께 싸게 사서 나중에 부동산 수익을 보려 하는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병주 대책위원장의 말은 설령 근거가 불명확하다고 할지라도 그만큼 이번 사업이 마을에 들어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현재까진 업체와 마을이 정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재활용업의 경우 시민 공청회가 필수 사항이 아니다. 

   “현재는 환경 위해업소가 들어와도 주민에게 고지 의무가 없어요. 극단적으로 마을 주민은 어떤 기업이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르고 기업 하나 들어와서 일자리가 생기는구나 생각할 수도 있는 거죠. 거시적으로 보면 정책적으로 단계를 밟을 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기업은 주민과 충분히 협의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것이 얼마나 시간이 걸리든 필요하다 생각해요. 환경은 한 번 파괴되면 되돌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잖아요.” 

   통장협의회에 참여하는 한 통장의 말이다. 더욱 나아가 기피 시설을 민간 업체에 보조금 지원을 하며 맡기기보단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운영하기를 바랐다. 

   “현재 발전소 사업 계획이 있기 전에도 이곳에 LNG 사업이 들어오려 한 적도 있어요. 한국서부발전(주)에서 하려 했던 사업이죠. 그 전엔 화상 경마장도 들어오려 했고요. 시에서 이 공간을 활용하고 싶다면 보다 역사성 있게 사업을 구상하면 좋을 거 같아요. 현재 갑천 둘레길을 따라 자전거 길을 만들고 있다면 생태 자원이 많은 이곳을 자전거 도로 끝으로 삼고 이곳에 체육공원 등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병주 대책위원장이 그린 마을 발전 방향이었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한다. 주식회사는 주주의 이익 증대를 목표로 한다. 물론 이에 수반되는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 윤리가 있지만, 이는 필수 사항이 아니다. 기업이 기업가 정신과 윤리를 발휘하기 위해선 기업의 도덕성에 맡기는 것이 아닌 이해관계 집단 사이에 팽팽한 대립과 협의가 필요하다. 당연한 과정이다. 이 과정을 잘 설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공공의 관심과 개입이 필요하다.


글•사진 황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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