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은 작가와 따뜻하게 인사를 나누기 전부터 작가를 알았더랬다. 지금은 하지 않지만, 막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때 한 공공기관에서 다은이 올리는 페이스북 홍보물을 살펴보라는 소개를 받았다. 대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을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동구 대동에 '머물다가게'라는 작은 서점을 열었을 때야 비로소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다. 그랬던 다은이 출판사 다니그라피에서 책을 냈다. 다니그라피는 머물다가게 출판 브랜드다. 다은은 서점 대표이며 출판사 대표이기도 하다.
『대동에 머물다』는 사진집이다. 임다은 작가가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대동 구석구석 필름 카메라로 담아낸 이번 사진집에서 대상을 바라보는 다은의 시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SNS에 올라오는 사진 몇 컷과 짧은 글로는 담아낼 수 없는 '무엇이다.
2019년 봄부터 대전 동구에 있는 작은 동네 대동에 머물렀다, 머무는 동안 자주 걸었다.
꽤 여러 번 셔터를 누르면서 발길이 이끄는 대로 흘러가는 시간을 잡아두었다.
놓칠까 봐 두려운 시간도, 마주하기 버거운 시간도 있었다.
그저 마음에 닿는 순간을 외면하지 않으려 애썼다.
대동에서 다섯 번째 봄을 보내고 나서야 이 책을 엮을 수 있었다.
사라지는 시간을 붙잡는 데는 대개 1/250초면 충분했다.(중략)
나는 셔터속도 1/125초를 좋아한다. 사진집에는 개집에 들어앉은 돌멩이, 스러지는 담장에 붙어 악착같이 피어나는 장미꽃, 폐허가 된 곳에 피는 벚꽃 등 대동을 구성하는 풍경으로 가득하다. 하루에 한 장씩 기분에 따라 책상 위에 활짝 펴 놓고 눈길이 닿을 때마다 보니 좋다. 마치 그러라는 듯이 잘 펼쳐지는 양장제본을 했다.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담은 사진집은 가을과 제법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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