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현실로 만드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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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꿈을 현실로 만드는 곳

by 토마토쥔장 2021.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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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현실로 만드는 곳

한남대학교 창업존

글·사진 하문희, 카우치 제공

 

 

한남대학교 쪽문에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창업 인재 육성과 훈련을 목표로 하는 ‘한남 창업존’이다. 2016년부터 시작해 2018년에 완성한 한남대학교 창업존은 한남대만의 몰입형 창업 교육훈련 공간이다. 창업을 꿈꾸는 동아리와 단체가 이곳에 입주해 실질적이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아이디어 작업실’,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전담 멘토실’, 시제품 제작이 가능한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있어 차별화된 활동이 가능하다.

 

한남창업허브센터 이준재 센터장은 “사업을 통해 돈을 버는 것보다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가 정신을 중요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창업존 A동
창업존 B동
창업존 C존

 

창업존은 START UP CAMPA~C동과 마켓존으로 구성했다. 이곳에 입주하면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먼저 사업 아이템과 아이디어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아이디어 존인 A동에서 창업을 꿈꾸는 여러 사람과 함께 자유롭게 토론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킨다. B동에는 창업전문가가 상주해있어 멘토링과 컨설팅을 받을 수 있으며, 창업 아이템 수요조사 등을 진행한다. 경제통상진흥원과 무역진흥원에서도 찾아와 학생들에게 컨설팅을 제공한다.

 

B동 심의위원회 심사에 통과하면 창업 캠프인 C동에 입주할 수 있다. C동은 구체화한 아이디어를 토대로 시제품을 제작하고 본격적으로 사업 시작을 준비하는 공간이다. 기본 6개월에서 최대 1년까지 입주할 수 있다.

 

마지막은 마켓존으로, 제작한 상품을 직접 판매하며 실전 경험을 쌓는 곳이다. 현재 24개 단체가 입주했며, 스포츠 레저용품 개발 및 도·소매 무역부터 업사이클링 의류, 먹거리와 침구, 광고 콘텐츠까지 분야가 매우 다양하다. 한 공간 당 크기는 4~6평 정도로, 소규모로 활동하며 외부로 진출하기 전에 경험을 쌓기 딱 알맞은 규모다.

 

마켓존 모습

 

실제로 대전 곳곳에 있는 여러 가게가 마켓존을 거쳐 갔다. 디저트 카페 ‘몽심’은 오정동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으며 못난이 과일과 채소로 샐러드 및 스파게티 등을 만드는 ‘리저브’는 최근 갈마동에 2호점을 개업했다. 풋살과 축구 전문 매칭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매칭업’을 개발한 악동컴퍼니 또한 창업존을 거쳐 갔다. 이토록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이준재 센터장은 성공의 비결로 교내 학사제도와 체계적인 구조,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과 교육을 꼽았다. 또, 2012년에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되면서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016년 새로운 총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창업 인재 육성에 힘쓰기 시작했는데, 창업 관련 강좌 증설 등 더 많은 학생이 창업과 가까워지도록 했다. 현재 한남대학교 내 창업 관련 강좌는 무려 110여 개다. 다양한 분야의 창업 전문가가 수업에서 멘토 역할을 하며 학생들의 창업 역량을 강화한다.

이외에도 창업 실습 활동을 학점으로 인정해주거나, 실패했을 경우 장학금으로 지원해 재도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도 한다. 또, 창업존은 한남대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창업에 열정이 있는 지역 주민, 교수 모두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재학생은 창업 동아리나 창업 강좌 수강, 교내 다양한 지원 제도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지역 청년은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모집 공고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마켓존에 공석이 생겼을 경우 추가 모집을 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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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나누고 나니 창업존에 입주한 상점들이 궁금해졌다. 상점 중 <카우치>와 <치즈 스튜디오>, <챠보>를 만나봤다.

 

 

크로플 맛집, 카우치

카우치(Couch)는 일명 ‘크로플 맛집’이다. 윤주연 대표와 민지예 대표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카우치는 2월 25일 가오픈을 시작으로 3월 9일에 본격 영업을 개시한 따끈따끈한 가게다. ‘크로플’이란 크루아상과 와플의 합성어로, 크루아상을 와플 팬에 구워 생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올려서 먹는 디저트를 의미한다. 각각의 장점을 끌어모아 만들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점을 보여주며 요즘 가장 인기 많은 디저트로 떠오른다.

카우치 매장 정면 모습

 

마켓존 1층을 지나다 보면 어디선가 솔솔 나는 버터향이 발걸음을 이끈다. 카우치에는 취향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도록 다양한 종류의 크로플을 판매한다. 가장 기본적인 맛인 플레인 크로플, 단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로투스&누텔라 크로플, 마늘 바게트 마니아들을 위한 갈릭 크로플, 색다른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는 카야 코코넛 크로플 등이다.

카우치 크로플 샘플

 

추후 새로운 메뉴가 더 나올 예정이다. 가격은 개당 3천 원 정도로 다른 디저트 카페보다 저렴하다. ‘카우치’라는 이름은 바삭함을 주는 소리를 생각하다가 나온 것도 있고, 편안한 소파에 앉아서 뒹굴거린다는 뜻의 단어 “Couch Potato”처럼 편안하고 친숙한 느낌을 주고 싶어 정했다고 한다. 그 말 덕분인지 화이트톤의 벽면은 환하면서 포근한 분위기를 풍긴다. 먹고 가는 손님을 위해 준비한 작은 책상과 의자에도 세심한 배려를 담았다.

 

 

 

개성만점 소품샵, 치즈 스튜디오(Cheese studio)

마켓존 1층에 있는 치즈스튜디오는 캔들 공방 겸 소품숍이다. 아기자기한 캔들과 귀여운 인형, 팬시 도구 등 다양한 상품이 눈에 들어온다. 각 소품이 더욱 돋보이게 가게 내부를 꾸며 놓은 장은비 대표의 센스가 엿보인다. 치즈스튜디오는 작년 12월 15일에 정식으로 오픈했다.

 

치즈 스튜디오 매장 내부 모습

 

치즈 스튜디오라는 이름은 오랫동안 쓰고 싶었던 단어 ‘스튜디오’와 어느 날 떡볶이를 먹다가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 단어 ‘치즈’를 합쳐 탄생했다. 장은비 대표는 다양한 작가 작품을 받아 매장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것을 선별한다. 졸업여행으로 간 제주도에서 캔들 숍에 방문한 것을 계기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사업자 등록을 하고 방산시장에서 재료를 사서 연습했다. 또 학교 프리마켓과 여러 페어를 다니며 캔들을 판매했고, 한남대학교 창업존 모집 공고를 통해 지금의 치즈스튜디오를 운영하게 됐다. 20명의 작가와 함께 시작한 이곳은 현재 함께 하는 작가가 45명으로 늘었다. 장은비 대표 또한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해 본인 작품도 함께 판매한다.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이름과 딱 맞는 치즈캔들이다. 장은비 대표가 직접 제작한 치즈캔들은 향료를 아낌없이 넣어 오랫동안 향이 지속된다. 유명 쇼핑몰 사이트에서도 압도적인 판매량을 보여준 제품인 만큼 향에 호불호도 없다고 한다.

 

치즈 스튜디오 매장 내부 모습

 

 

 

빈티지샵 챠보(Chavo.vtg)

소소한 장난이나 언어는 때로 좋은 소재가 되기도 한다. ‘챠보’라는 이름 또한 소소한 장난에서 나온 이름이다. 원래 남자친구와 장난스럽게 쓰던 단어였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이 좋은 이름이라고 반응했다. 마침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여자, 남자를 뜻하기도 해서 그대로 이름이 굳어졌다. 챠보는 “여자 옷을 입을 수 있는 남자도 있고, 남자 옷을 입을 수 있는 여자도 있다”는 김가은 대표의 신조를 바탕으로 한 남녀공용 빈티지 의류 가게다. 세상에 단 하나뿐이라는 독특함도 있고, 버려진 옷을 살려서 다시 빛나게 한다는 취지가 좋아 시작했다. 환경 문제도 뺄 수 없다. 김가은 대표는 의류 산업이 환경에 얼마나 크게 영향을 주는지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버려지는 옷들을 다시 입고 환경을 지키는 일에도 힘쓰고 있다.

챠보 김가은 대표

 

챠보 매장 내부 모습

 

“무엇보다 빈티지 옷은 입었을 때 가장 예뻐요.” 자신이 좋아하는 소재와 색감, 재질 등을 옷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챠보 매장 앞 마네킹 모습

 

그래서일까 챠보에 걸린 옷들에서는 김가은 대표의 취향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독특하면서도 무난하고, 입는 사람이 편한 옷. 평범해 보이지만 개성이 뚜렷한 옷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갔다. 또 하나 시선을 끄는 게 있는데, 매장 한가운데 위치한 자개 장식장이다. 빈티지한 느낌을 살리기 위해 다 쓴 걸 구해왔는데, 마침 서랍 안에 전 주인이 아내에게 쓴 편지가 있었더랬다. 편지는 장식장 옆 투명 테이블 안에 고이 모셔뒀다.

 

챠보 매장 안 자개 모습
자개 속 편지 모습

 

처음에는 텅 빈 곳을 채우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가게를 채워가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확신이 섰고, 그렇게 챠보도 함께 김가은 대표의 색깔로 물들어갔다. 마켓존 입주 기간은 최대 2년이다. 김가은 대표는 이 기간 내에 챠보를 사람들이 꼭 가보고 싶은 곳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빈티지 옷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도 빈티지 의류의 장점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2021년 4월호 월간 토마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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